[언박싱] 이 주의 날 :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언박싱] 이 주의 날 :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4.24 12:57
  • 수정 2021.04.24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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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 #건강권 #산재 #직업성암

미리 알려드립니다. 다음 주 노동계에는 한익스프레스 참사 1주기 추모 문화제,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등 노동자 건강과 산업재해와 관련된 행사가 여러 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바로 4월 28일이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 언박싱에서 전하면 때를 놓칠 것 같아 이번 주 언박싱으로 준비했습니다. 언박싱 이 주의 날,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 클립아트코리아

4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4월 28일이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이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때는 1993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태국의 장난감 회사 케이더(Kader)에서 화재가 발생해 18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고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 노동조합은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장난감을 만드는 과정에는 개발도상국 노동자의 피와 죽음이 묻어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어 1996년 4월 28일, 미국 뉴욕의 유엔회의장 앞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국제자유노련 각국의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산재사망노동자들을 위한 추모의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1996년 첫 행사가 개최된 이후, 국제자유노련과 국제노동기구는 이날을 공식적인 추모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이날 이후 매년 4월 28일은 산재사망의 문제를 점검하고 심각성을 알리는 공동 행동의 날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노동계에서 산재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는데요, 다음 주 눈여겨볼 행사가 하나 있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4월 28일이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당일 열리는 ‘전국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 운동 선포식’입니다.

직업성·환경성 암환자찾기119(이하 직업성암119)는 지난해 12월, 올해 2월 두 차례 직업성 암 피해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을 모아 집단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고, 현재 3차 집단산재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직업성암119는 다음 주 선포식을 통해 전국적으로 각 분야별·직종별 직업성 암환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순 일과건강 기획국장(직업성암119)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체 암환자의 4% 정도를 직업성 암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직업성 암에 대한 산재 신청이나 승인 수가 적어 직업성 암환자가 적다”며 “자신이 직업성 암환자인 줄 모르는 숨은 직업성 암환자들이 더 많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1~2차 집단산재신청에는 총 21명의 노동자가 함께했는데 5월 26일 예정된 3차 집단산재신청에는 더 많은 노동자를 신청인으로 올려 우리 사회에 직업성 암환자가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스페인, 미국 등 19개 국가에서는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2일 여야 국회의원과 양대 노총 공동 주최로 ‘산재노동자의 날 법정 기념일 제정을 위한 입법 방향 토론회’가 열리는 등 이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4월 28일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맞이할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