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유노련 경고파업··· “농협유통사 반쪽통합 중단하라”
농유노련 경고파업··· “농협유통사 반쪽통합 중단하라”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8.20 20:09
  • 수정 2021.08.20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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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농협유통 4사 노동자들 경고파업 돌입
하나로유통 빠진 유통자회사 통합안 반대
20일 농협부경유통 노동자들이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었다. ⓒ 서비스연맹
20일 농협부산경남유통 노동자들이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었다. ⓒ 서비스연맹

농협유통 4사 노동자들이 하나로유통이 빠진 유통자회사 통합 추진에 반대하며 20일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농협유통 4사 노동조합 연대(이하 농유노련)는 하나로유통을 포함한 유통자회사 통합을 요구하며 서울, 부산, 대전에서 경고파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농협유통 4사 노조는 농협유통노조, 농협대전유통노조, 농협충북유통노조, 농협부산경남유통노조다. 

농협중앙회엔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가 있다. 이 중 농협경제지주 산하 유통부문 5개사(농협하나로유통·농협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충북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 조직 통합이 2016년부터 진행됐다. 5곳으로 분산된 유통 구조를 통합해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소매유통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농협중앙회가 추진 중인 통합안은 유통자회사 5개를 2개로 축소하는 것이다. 유통 4사는 농협유통을 중심으로 합병하고 하나로유통은 별도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협경제지주가 도매사업을, 유통사는 소매사업만 맡게 된다.

이를 두고 농유노련은 “경제사업 활성화와 소매유통 경쟁력 제고라는 애초 취지는 사라지고 노동자의 구조조정만 예상되는 반쪽짜리 통합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농유노련은 구매·도매사업을 농협경제지주가 가져가면 유통사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돼, 통합 1년차부터 3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고 3년차에는 자본잠식 상태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축·수산 도매권 등은 판매 수익 못지않게 유통자회사를 지탱하는 중요한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반발에도 농협중앙회가 이른바 ‘반쪽짜리’ 통합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엔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 4사 간 급여체계 등이 다른 점이 꼽힌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하나로유통은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된 회사라 농협중앙회 급여체계를 따라 인건비, 복리후생 수준 등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다”면서 “반면 유통 4사는 각 사마다 인사, 급여체계 등이 달라 조직통합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어 절충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오프라인 매장 수익이 계속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손 놓고 있을 순 없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또한 구매·도매 조직을 농협경제지주 산하로 통합한 배경은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농협중앙회가 통합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농유노련은 사측이 현재 통합안을 계속 추진할 경우 다음 달 6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5개사 온전한 통합으로 우리가 도매와 판매를 함께 해 농민들의 물건을 고객에게 경쟁력 있게 판매하면서 농협유통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진정한 통합”이라며 “오늘부터 싸움을 시작해 오는 9월 6일 추석을 앞두고 농유노련의 총파업 선언은 정치권과 사회를 들썩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이해당사자 간 협의로 통합 유통사가 자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