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찬성 ‘89.8%’··· 노동계 지지성명 잇달아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찬성 ‘89.8%’··· 노동계 지지성명 잇달아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8.27 17:37
  • 수정 2021.08.2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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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 찬성률 ‘89.8%’ 가결
9월 1일까지 노정 입장차 못 좁히면, 2일 총파업 돌입
ⓒ 보건의료노조
27일 오전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정했다. 쟁의조정 기한인 다음 달 1일까지 노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동계의 지지성명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회관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89.76%(4만 1,191명)로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엔 조합원 약 8만 명 중 소수노조라 교섭권이 없는 곳 등을 제외한 조합원 5만 6,091명 중 4만 5,892이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인력 확대와 처우 개선방안을 확보하고, 공공의료 확충을 이뤄내겠다는 조합원들의 간절한 의지가 담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각 지부는 지난 17일 동시에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한 바 있다. 의료기관 136곳, 약 5만 6,000명 규모의 조합원이 쟁의조정 신청에 함께했다. 쟁의조정 기한은 다음 달 1일까지다.

보건의료노조는 쟁의조정 기간 내에 노정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2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복지부와 지난 5월부터 11차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보건의료인력 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 주요 쟁점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기능 강화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에 대한 지속 논의 ▲사립대병원 및 민간중소병원의 공공성 강화 등에 대해선 입장차를 좁혔지만, ▲코로나19 의료인력 기준 마련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 ▲간호등급제도 개선 등 핵심요구에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코로나19 극복과 의료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의료현장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등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노조는 “9월 2일 파업까지 남은 6일 동안 정부가 우리의 요구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다음 달 2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했다. 

예정된 총파업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조합원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보건의료노조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9월 산별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었다. ⓒ 보건의료노조
지난 6월 23일 보건의료노조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9월 산별총파업 선포 결의대회를 열었다. ⓒ 보건의료노조

노동계도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투쟁 계획에 연대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위원장 김호규)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눈앞의 코로나도 끔찍하지만, 우리가 깨우쳐야 하는 교훈은 인류의 역사에서 팬데믹은 처음도 아니고 이번이 끝도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우리 의료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바로 미래의 코로나 상황이다. ‘공공병원 확대’, ‘보건의료인력 확대’는 그래서 우리 사회 공공성의 마지막 보루이며 우리 시대의 진정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의 총파업을 지지한다”며 “더 늦기 전에, 총파업이 들불로 번지기 전에 정부당국과 각급 병원은 보건의료노조의 경고에 귀 기울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도 26일 성명을 통해  “정부와 사용자들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언론노조(위원장 윤창현)는 26일 “보건의료노동자들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해 온 우리 언론노동자들은 보건의료 현장이 심각하며, 지속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언론노동자들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투쟁을 강력히 지지 엄호할 것이며,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는 27일 “보건의료노동자들은 국가의 의무로부터 배제당하고 있다. 언제까지 노동자들의 삶을 갈아 넣는 것으로 공공의료를 유지해갈 것인가?”라고 비판하며 “화섬식품노동자들은 보건의료노동자들도 국민의 기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나아가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연맹(위원장 이재진)은 27일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이번 파업은 ‘방역붕괴·의료붕괴’를 막아내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파업”이라며 “사무금융노동자들은 공공의료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본부장 이향춘)는 보건의료노조의 9월 총파업에 이어 11월 총파업으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27일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번 9월 2일 한 차례의 투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병원 및 공공병상 확대, 노동시간 축소,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축소 및 법제화, 교대근무제 개선을 요구하며 환자와 병원노동자 모두가 안전한 병원,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투쟁을 의료연대본부의 11월 총파업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료연대본부는 “병원노동자들의 절박하고 당연한 요구에 대해 정부가 끝내 거부하고 노동조건을 개악하는 꼼수로 덮어 버린다면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