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 9대 임원 선거, ‘안현호’ 후보조 당선
현대차지부 9대 임원 선거, ‘안현호’ 후보조 당선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12.08 13:02
  • 수정 2021.12.15 0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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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으로 정년연장, 월급제, 노동시간 단축 등 눈길
​​​​​​​고용안정 대응에 ‘단협 정상화’ 원칙 세우기 강조
안현호 현대차지부 9대 지부장 당선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9대 임원 선거 2차 투표 결과, 기호4번 안현호 후보조가 당선됐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8일 기호4번 안현호 후보조가 53.33%(2만 2,201표)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고 전했다. 기호2번 권오일 후보조는 46.14%(1만 9,122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재적 4만 8,749명, 투표 4만 1,444명, 기권 7,305명, 투표율 85.02%, 무효 221명)

기호4번 안현호 후보조는 ‘안현호-최용섭-홍찬우-천세춘-박용주-하영철’이다. 현대차지부 임원 선거는 지부장-수석지부장-부지부장(3명)-사무국장이 한 조를 구성해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안현호 지부장 당선인은 1991년 현대정공(현 현대차 울산5공장)에 입사했다. 1993년 희망퇴직 반대 투쟁으로 정직, 이듬해 구조조정 반대 투쟁으로 해고를 당했다. 1997년 복직한 이후 현대정공노동조합 7대 위원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안현호 당선인은 1999년 현대차-현대정공-현대차서비스 흡수 합병 당시 단협사수 투쟁으로 구속돼 다시 해고됐고, 2002년 현대차에 복직했다. 또한 산별전환 전인 2006년 현대차노동조합 12대 집행부에서 박유기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안현호 지부장 당선인은 지난 2019년 현대차지부 8대 임원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탈락했으나 이번 선거 결과는 달랐다. 안현호 당선인은 현대차지부 내 의견그룹 ‘금속연대’에 속해 있고, 2020년에는 금속연대의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금속연대가 현대차지부 임원 선거에 당선된 건 현대차지부 6대 집행부(박유기 지부장) 이후 4년 만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제9대 임원 선거 기호 4번 안현호 후보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제9대 임원 선거 기호 4번 안현호 후보조.

기호4번 안현호 후보조의 이번 선거공약은 크게 ▲세대별 노동조건 개선 방안 ▲고용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나뉜다.

먼저 세대별 노동조건 개선 방안으로는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및 현 60세 임금피크제(-10%) 폐지 ▲특별채용(비정규직 정규직화) 수당 및 근속 차별 철폐 ▲대졸사원 신입 초봉 인상 ▲노동시간 단축(현 8시간⇒7시간 근무) ▲월급제 방식의 임금체계 개선 등이 있다.

고용안정 방안으로는 단체협약이 본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단체협약은 임금 및 근로조건부터 생산 방식 등과 관련해 노사의 상호 의무를 규정한다. 또한 단체협약은 위반 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등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가진다. 교섭마다 노사가 단체협약과 관련해 격론이 오가는 배경이다.

다만 여기서 노사 모두 상대방의 반발을 고려할 때 ‘법률에 준하는 단체협약’에 명시하기는 난감한 의제들이 있는데, 이를 ‘별도합의서’ 형태로 체결해왔다. 노사 간 합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체협약과 유사하나, 합의 이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더욱이 논의 과정에서 별도합의서에서도 담을 수 없는 쟁점 사항을 ‘실무회의록’에 기록하는 방식도 존재해 왔다. 가장 큰 문제점은 별도합의서 및 실무회의록상 노사 합의 사항이 조합원에게까지 공유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현호 지부장 당선인은 ▲단체협약 약화시키는 별도합의서 근절 ▲노사 간 실무회의 결과 운영위원회 승인 제도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불어 안현호 당선인은 고용안정위원회 제도 개선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대차 노사 단협 제41조는 ‘신기술 도입 및 공장이전, 기업 양수, 양도’에 관한 항목으로 설비 도입, 차종투입, 작업공정 개선, 전환배치, 교육훈련 등에 관한 사항을 노사공동위원회를 꾸려서 논의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산업전환에 따른 기술 도입 혹은 고용 불안 등에 대응하고 있다.

고용안정위원회에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울산공장 9개 사업부 대표, 전주, 남양, 아산, 모비스, 판매, 정비위원회 의장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물량 이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각 사업부 및 위원회 내부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었다.

이는 현대차 노사의 교섭구조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집행부가 주관하는 영역과 울산공장 사업부, 전주·아산공장, 모비스·남양·판매·정비 등 각 부서별로 현장 대의원회가 관장하는 영역이 분권화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부 집행부는 물량, 차종 결정 관련 노사합의를 진행하고, 현장 대의원회는 각 부서 현안, 노동안전, UPH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 고용안정위원회의 구조상 현장대의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올해 10월 현대차 전주공장 스타리아 물량 이관과 관련해 현대차지부 울산4공장위원회가 반대를 표해 갈등이 대외적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안현호 지부장 당선인은 ‘물량대책위원회’ 등 현장 대의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의 2차 선거는 오늘 오후 3시 개표에 들어가 저녁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임원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진다. 기호1번 홍진성 후보조, 기호2번 장수광 후보조, 기호3번 윤민희 후보조가 맞붙을 예정이다. 1차 투표는 17일, 2차 투표는 2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