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협의회,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
KB노조협의회,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1.19 17:35
  • 수정 2022.01.19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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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협,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
“올바른 지배구조와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 발의”
18일 오전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 의장 류제강)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금융그룹은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기 만료 사외이사 자리에 신규 사외이사를 선출한다.

KB노협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금융의 올바른 지배구조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조합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서겠다”며 “KB금융지주 이사회에 김영수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말 KB금융그룹 사외이사 7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스튜어트 B. 솔로몬(Stuart B. Solomon) 이사는 최대 임기 5년을 채워 다시 사외이사 후보로 나올 수 없다. 즉 KB금융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최소 1명의 사외이사는 새로 뽑아야 한다.

이 자리에 KB노협이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다. 김영수 전 부행장은 1960년생으로 1985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행해 홍콩현지법인, 국제금융부, 여신총괄부장, 기업금융본부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1년 11월까지는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를 맡아 해외대체투자사업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KB노협은 김영수 전 부행장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사유로 해외사업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해온 해외사업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는 KB금융그룹의 다양한 해외사업부문 확대에도 실적을 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KB노협은 “지난 2008년 KB국민은행이 9,392억 원을 투입해 매입한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은 1조 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고, 2020년에는 1조 원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와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적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KB금융의 전문성이 부족한 이사회 구성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KB노협의 다섯 번째 노조추천이사 도전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B노협은 꾸준히 사외이사를 추천해왔으나 주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더불어 KB노협은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비판했다. KB노협은 “해당 제도를 악용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인물들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뽑는 행동을 벌여 왔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지분 0.1% 이상 보유 시 안건(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주총에 바로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KB금융그룹의 자체 제도인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로 지분 0.1%(21년 6월말 기준 KB금융그룹 주식 약 41만 6,000주 가량)가 아닌 주식 1주만 가진 누구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가능하다.

KB노협은 협의회에 참여하는 노조들이 보유한 주식(0.1% 이상)을 활용해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거치지지 않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주총에 올릴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류제강 의장은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해외사업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는 등 사회적 변화가 있는 만큼 ‘이사회가 정한 절차(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전제)를 거치지 않는다’는 초법적 이유로 이번 시도가 또 다시 무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KB금융그룹은 “이사회 내에는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 재무 분야의 글로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다”며 “이사회가 해외사업과 관련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노조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B노협은 “KB금융그룹이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태국 등 신남방 정책을 이해하고 해외 투자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사측의 미국 월가 등의 해외 출신 강조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KB국민은행지부, KB손해보험지부, KB증권지부, KB손해사정지부, KB국민카드지부, KB캐피탈지부, KB손보CNS지부, KB데이타시스템지부, KB부동산신탁노동조합, KB신용정보지부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