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사직이 희망인 사회를 어찌할까요?
[발행인 칼럼] 사직이 희망인 사회를 어찌할까요?
  • 박송호 발행인
  • 승인 2022.03.02 00:38
  • 수정 2022.03.02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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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호 발행인
박송호 발행인

갑질, 파이어족…

우리의 일터와 관련해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부정적입니다. 사실 모두가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만 일터에서 빨리 벗어나 노동이 아닌 나의 삶(?)을 꿈꾸는 것이 미담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워라밸(Work-Life Balance). 워라하(Work-Life Harmony). 워라블(Work-Life Blending), 행복 등은 모두가 누려야 할 삶인데 나는 닿을 수 없는, 특정 기업의 직원들만 누리는 질시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자리를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의 내가, 나도 누려야 할 권리가 채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업은 신성장, 미래를 위해 엄청난 고민과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30대 젊은 연구자들이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분명 이들을 대우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과 관리, 전통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을 지키고 있는 다수를 소외시킵니다. 또 다른 냉소주의와 뒤처지면 버려진다는 위기의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 먹거리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추세는 국가 내, 국가 간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소득과 부에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늘어가기 때문입니다. 규모와 기술에 기초한 시장지배력은 다시 높은 수익률과 생산성으로 이어집니다. 생산력대비 노동력을 적게 사용합니다. 국민소득에서 노동자가 차지하는 몫은 낮춰지지만 내부 직원은 비교적 높은 임금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됩니다.

“혁신에 대한 최근의 많은 연구는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만이 아니라 사회혁신(조직혁신)이 필요하며 이 둘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혁신사례와 관련된 정보를 모은 에라스무스 대학 비즈니스혁신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성과에 R&D와 ICT 투자를 통한 기술혁신이 25%를 기여하는 데 비해 경영, 조직, 작업과 관련된 사회혁신의 기여분은 75%에 이른다. 혁신은 기술혁신에 의해 추동된다는 통상적인 믿음과 달리 실제로 많은 혁신이 사회혁신을 통해 가능하며, 사회혁신이 기술혁신의 레버리지로도 작용함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 일터혁신, 하나부터 열까지)

미국의 자본가와 기업가로 구성돼 주주자본주의를 주장했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2019년 8월 “주주우선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를 위한 새로운 기업경영, 즉 고객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직원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공급업체를 공정하게 대하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며, 주주를 위한 장기적 가치창출”이 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우리사회가 주주가치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주주환원 비율은 27~28% 대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 모두가 동원 대상이었던 것이지요.

이제 노동은 목표를 위한 동원의 대상이자 정치를 위한 표와 돈의 저수지가 아니라 참여를 통해 시민으로, 노동자로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주어진 조건에 맞춰 합리적이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고민과 행동 속에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혁신이 필요합니다. 

참여가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일터가 즐거움이자 성장이 될 수 있도록 사회문화의 변화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