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포함된 ‘노동’···“내용 충분히 검토되길”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포함된 ‘노동’···“내용 충분히 검토되길”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03.30 14:16
  • 수정 2022.03.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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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노총, ‘학교 노동인권 교육 현실화를 위한 2차 국회 토론회’ 진행
공노총이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학교 노동인권 교육 현실화를 위한 2차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 공노총 

‘노동의 가치’가 포함된 국가교육과정 총론이 추진되는 가운데, “교육 내용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 반영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문서에는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는 방안 추진”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2022년 개정 국가교육과정은 올해 하반기 확정될 예정이며, 2024년부터 각 학교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학교 노동인권 교육 현실화를 위한 2차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노총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안정섭, 이하 국공노), 국공노 교육부지부(위원장 임동수)가 공동 주관했다. 그간 공노총과 국공노는 학교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기업의 의무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에는 ‘학교 노동교육 강화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1만 5,000여 명의 서명을 교육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토론회는 2020년 9월에 진행한 ‘학교 노동인권 교육 현실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의 연장선이다. 공노총과 국공노는 “국가교육과정에 노동의 가치가 포함됐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노동인권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고자 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공노총은 교육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노동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쟁을 진행했고, 정부는 늦었지만 지난해 11월 우리에게 답을 내놓았다”며 “이제는 노동이 곧 삶이고, 누구나 안전한 환경에서 존중받으며 일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섭 국공노 위원장도 “오늘 토론회에서 나올 각계 전문가의 제안은 교육과정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고, 국공노는 남은 과제를 잊지 않고 토론회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제대로 된 노동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교육받고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도 많은 협조와 지원을 요청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학교에 도입돼야 할 노동교육의 방향성을 조언했다. 토론회 좌장은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이 맡고, 전명훈 서울교육청 노동인권전문관과 진숙경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이어 권순미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와 신진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의 토론이 진행됐다.

발제에서 전명훈 서울교육청 노동인권전문관은 “노동교육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다른 이의 노동의 권리를 존중하는 태도, 일하는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시민성에 대한 교육이 돼야 한다. 때문에 교육목표와 내용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민주시민교육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세분화할 수 있을지 개정 국가교육과정 총론과 각론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새정부는 노동교육을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진숙경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의 노동시장과 노동조합에 대한 이해와 노동절, 세계여성의날, 전태일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 등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며 “새로운 노동의 등장과 확산 등 한국의 노동시장 특징 및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는 교안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 노동시장, 노사관계, 노동 핵심 이슈 파악 등을 위한 학생 참여형 프로젝트 교육도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 신진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은 “노동교육을 새로운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방식에는 직업계·일반계 고등학교에 새로운 교육과목을 신설하는 것, 초·중·고등학교에 새로 도입되는 학교 개설과목을 활용하는 것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대학 진학 또는 취업 등 사회진출 시기에 진로연계학기 도입을 고려중인데, 여기에도 노동·인권 교육이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은 “교육의 패턴을 바꾸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함께 고민해서 우리 학교 현장뿐 아니라 일터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기죽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사용자가 법도 지키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