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노동·생태’ 뺀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노동·생태’ 뺀 윤석열 정부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08.31 17:12
  • 수정 2022.08.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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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누리집에 공개
총론에 ‘일, 노동의 의미, 가치·생태 전환 교육’ 항목 빠져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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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했다. 총론에 ‘생태 전환 교육’과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 항목이 아무런 설명 없이 삭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생태 전환 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통상 국가교육과정을 6년에서 7년마다 바꿔왔다. 국가교육과정 뼈대 역할을 하는 총론에는 전 학년 교육과정의 목적과 방향 등이 포함된다.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교육부는 ‘2022년 개정 국가교육과정’을 올해 하반기 확정해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학교에 적용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맞춰 교육부는 30일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누리집에 공개하고 국민 의견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교육목표에는 ‘생태 전환 교육’과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빠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30일 성명을 통해 “작년 총론 주요사항 발표 이후 총론 시안 발표까지 바뀐 것이 있다면 정부가 바뀐 것 뿐”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떠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지난해 4월 민주노총 등 167개 노동·시민단체가 모여 구성한 연합체다.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지난해 11월 총론 주요사항에 노동이 포함된 것은) 노동인권교육을 위해 활동해온 수많은 청소년, 교사, 학부모 등의 염원이었다”며 “만약 노동이 총론에 명시된다면 역사상 최초의 일이고, 초·중·고 전 학년과 전 교과에 걸쳐 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교육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이 총론 주요사항에 명시되었다가 시안에서 빠진 것은 매우 분노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원들도 “총론 주요사항 발표 시 밝힌 바대로 ‘생태 전환 교육’과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 항목을 제대로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 이하 전교조는)은 31일 논평을 내고 “대부분 노동자가 될 학생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과제임에도 한국의 교육과정에선 지금까지 ‘노동교육’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엔 노동교육을 교육목표부터 반영하자는 것이 지난 논의의 결과였다”며 “기후위기가 삶을 위협하는 요즘 ‘지속가능한 발전 과제에 대한 대응 능력 및 공동체적 가치를 함양하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총론 주요사항에서 강조한 내용이었다”고 상기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는 정권이 바뀌었을 뿐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교육목표의 핵심 내용이 바뀐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교육과정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이 의미 있는 과정이 되려면 슬그머니 삭제한 노동교육과 생태전환교육을 총론에 다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생태 전환 교육’과 ‘일과 노동의 의미와 가치’ 항목이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명시되지 않은 이유를 교육부에게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