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불법파견 근절하고 교섭창구단일화 폐기하라”
금속노조, “불법파견 근절하고 교섭창구단일화 폐기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06.09 09:35
  • 수정 2022.06.09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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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속노조 불법파견·복수노조 문제해결 촉구 결의대회 개최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범죄자처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폐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범죄자처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폐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불법파견을 저지른 사용자 처벌과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윤장혁, 이하 금속노조)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불법파견 투쟁 약 20년,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 시행 약 10년간 노동3권이 매우 침해됐다”며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주최 측은 약 1,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늘어나는 복수노조 사업장으로 인해 소수노조의 노조할 권리는 계속 박탈당하고 있다”며 “금속노조는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해 7월 총파업 투쟁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불법파견 시정명령 불이행하는 사용자
강력하게 처벌해야

금속노조는 간접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근절과 사용자 처벌을 요구했다. 사용자의 불법파견 혐의를 확인한 고용노동부가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해도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주장의 배경이다.

지난해 8월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당진비정규직지회는 간접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근절과 직접고용 쟁취를 위해 53일간 현대제철 통제센터 점거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고용노동부가 현대제철에게 당진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749명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 명령을 했음에도 현대제철이 자회사로의 전적만 추진할 뿐 원청의 직접고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제철은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을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원청과 자회사 간의 차별만 강화된다며 반발했다.

이상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당진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불법파견 문제가 계속되는 것은 법원·검찰·고용노동부가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며 “모든 노동자가 평등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발언했다.

약 13년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근무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A씨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들에 비해 임금은 적게 받지만 노동강도는 높은 편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고용불안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범죄자처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폐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범죄자처벌! 복수노조 창구단일화폐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노동3권 침해하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 폐지하라”

금속노조는 복수노조 사업장의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노동3권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했다.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단결권과 소수노조의 교섭권 보장이라는 복수노조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현행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일정한 절차에 따라 정해진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배타적·독점적 단체교섭 권한을 부여한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소수노조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못하게 하는 의무를 부여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소수노조의 교섭권 자체가 배제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김훈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대양판지지회 지회장은 “복수노조를 허용하면서 사용자가 여러 번 교섭할 경우 번거로울 것을 우려해서 만든 제도가 교섭창구단일화”라며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제도는 명백히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아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소수노조의 요구안을 교섭대표노조에게 전달해도 교섭대표노조가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하지 않으면 요구가 관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조 간의 차별과 갈등을 유발하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금속노조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행진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집회를 진행한 금속노조는 집회가 끝나고 ‘불법파견 근절 및 사용자 처벌과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폐기’를 요구하는 약 5만 명의 서명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폐기를 위한 지부별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14일에는 금속노조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공동 주관하는 국회토론회를 열어 교섭창구단일화 폐지 입법 취지와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금속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다지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7월에는 금속노동자 20만 총파업 투쟁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