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투쟁만 벌어지면 다 들어가서 분탕질 친다
② 투쟁만 벌어지면 다 들어가서 분탕질 친다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9.01.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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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격정 토로] 김형근 전 민간서비스연맹 위원장

<“쇼 하지 말고, 핑계대지 마라!”>에서 이어집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정파, 그리고 운동 기술자
개나 소나 투쟁만 벌어지면 다 들어가서 분탕질 친다

지금 노동운동의 위기는 우리가 함께한 성과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 정치활동 금지법 폐지 시켜놓고 정치적 분열을 일으킨다. 복수노조 금지법 폐지시켜놓고 노동조합이 분열되고 있다. 제 3자 개입금지법 폐지시켜 놓고 개나 소나 투쟁만 벌어지면 다 들어가서 분탕질을 친다.

최대 악법을 20년 싸워서 폐지시켜 놨는데 그걸로 인해서 우리는 찢어지고 맘에 상처를 입고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번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때도 포기했던 것은 다른 게 아니다. 통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노총 운용해봐야 소용없다.

그 때 한 이야기가 그거다. 정파 대표들 다 모아놓고 ‘니 정파 이름 니 스스로 지은 거 있냐?’ 없다. 중앙파, 국민파, 뭐 노동자의 힘. 그것이 내 스스로의 정체성에 의해서 이뤄진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서 재편된다는 거다.

그때 모여 있던 정파 대표들에게 민주노총이 1대부터 온전한 임기로 마쳐본 적 없다. 못 마치거나 임기 내내 감방에서 보내거나. 그러면 뭘로 평가할 거냐. 한 번도 그 사람은 온전한 임기를 마쳐본 적이 없는데.

그러면 이번에는 제정파들이 다 모여서 한 집행부를 꾸리자. 거기서 노선 경쟁을 하자. 그러면 상근자가 됐든, 중집이 됐든, 중앙위가 됐든 볼 것 아니냐. 뒤꽁무니에서 뒷담화 치고 있고, 막말로 해서 마녀사냥식으로 하면 안 되고 대놓고 하자고 했다. 나는 통합으로 가는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비스 산업을 통해서 조직 확대해야 한다. 이걸 갖고 왔기 때문에 이 친구들한테도 이야기 했던 게 서비스 비정규직 20만만 조직하면 우리가 모든 부분을 다 하는 것이다.

정리를 해 보면, 리더십의 부재, 그리고 제 3자 개입금지가 깨지고 나서는 뭐가 되겠다고만 하면 오만 잡동사니가 다 낀다. 그런데 안 되겠다고 하면 본 조직만 남고 나머지는 다 빠져나간다. 비정규직 투쟁은 가만히 보면 다 그렇다. 나중에 민주노총과 해당 연맹은 아주 나쁜 놈 되고.

이랜드 투쟁에 있어서는 내가 볼 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프락치가 많았다. 기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릴지 몰라도, 우리 연맹에 총무차장까지 소환장이 온다. 여기도 집회를 나가니까, 조사 받으라고, 벌금도 나오고.

그런데 ○○○은 소환장 하나가 없어. 이걸 어떻게 봐야 하냐. 막판에 가서 연맹 일 갖고 나한테 타협을 들어오더라고. 그 때 난 ‘당신들하고 타협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는 어디 가서 하지를 못한다.

너무 오래한 건 인정한다

- 이것이 같은 정파 내에서 후계구도나, 선거를 둘러싼 상황에서의 정치적 갈등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위원장이 너무 오래 있었다는 비판, 그리고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든지 하는 부분들은 없었는지.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 부분이 타협인데, 내가 사람들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를 봤을 때 지금도 단위노조 자판기 사업이나 개입하고 퇴직연금이나 개입하는, 그런 것을 보고 있는데. 그리고 다음에 안 한다는 이야기는 분명히 했다.

나는 금속이나 제조업종 중심의 운동에서 서비스업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아직은 전투적 형태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렇다고 나는 전투적이지 않다는 건 아니다. 나도 현총련에서 운동을 배운 사람이라 서비스답지 않게 그런 게 있다.

차기에는 첫째로 내가 할 생각이 없다. 내가 만약에 차기에 할 생각이 있었다고 하면 이 상태를 이렇게 방치하지 않았다. 이걸(사퇴 권고안 상정 문제를) 알았다.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내가 조직부장, 조직국장 데리고 전국 두 번만 돌면 해결되는 문제다.

내가 위원장만 얼마를 했는데 그걸 해결 못하겠냐. 그럼 다른 사람 이야기가 뻔한 건데.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더라고 하더라고. ‘내가 지한테 얼마나 충성을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더라.

그래서 나는 맨 마지막으로 그런 이야기 했다. ‘나는 너를 그렇게 믿은 적은 없다. 그건 네가 판단을 잘못했거나, 아니면 네가 쇼를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네가 생각을 해 봐라, 너 같은 사람을 믿겠나.’

- 그렇다면 위원장 퇴진 이후에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올릴지, 무엇을 할지는 이야기가 됐던 부분인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없는 사람들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의자캠페인 하고 감성노동 하고 해도 의견이 없다. 내가 ○○○한테 심하게 한 건 인정한다. 화를 내면 하는 이야기가 ‘남의 어깨에 등 타려고 하지 마라. 네 의견을 내라’는 것이었다. 뭐, 그런 것도 인정한다. 그 맛에 사는 것은 인정을 하는데 그걸 본질적으로 왜곡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 같이 뛰었던 것도 다른 것 없다. ○○○이 민주노동당 ○○도당 위원장도 했고 그런데 요번 4월 총선 때 다른 당으로 나가려고 했다. 연맹 중앙위 가서 공식적으로 연맹 정치방침 폐기를 요청했다. 이미 그 때 연맹에서는 2500만원 정도의 세액공제가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 사람에게. 그래서 회수하라고 이야기했다.

연맹 정치국장한테 주지 말라 그랬다. 연맹에서 몇 명이 나갈지도 모르는데 그 사람한테 주지 말고, 약간 세이브를 시켜놨다가 결정 됐을 때 당선가능성 따라서 가야 하니까 세이브를 시켜놓으라고 했다. 거기다 이 친구는 다른 생각이 있으니까, 진보신당도 아니었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조합원들에게는 민주노동당으로 나가겠다고 하고 세액공제까지 받아놓고 탈당을 하겠다? 그러면 철새정치인하고 뭐가 다르냐. 난 용납 못한다. 당선 가능성이 있건 없건 그런 식으로 하면 세액공제한 거 다 회수해 버린다고 했다.

중앙위 끝나고 바로 다음날인가 ○○○이 국제회의 가면서 공항에서 죄송하다고 전화를 했다. ‘위원장님 말씀이 다 맞는데 제가 ○○○과 인간적 관계가 있어서 그런 말을 똑바로 못했습니다.’

내가 통화기록도 다 공개할 수 있다. 내가 그 친구한테 그랬다. ‘운동을 하는 놈이 인간적 관계로 운동을 하냐. 그런 걸로 공적인 업무를 망치려고 하면 하지 말아라. 뭐하는 짓이야 이게. 인간적 관계는 중요하고 연맹의 공적 관계는 별게 아니냐. 그건 말이 안 된다. 어쨌든 잘 다녀오고 앞으로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마라. 연맹의 방침이 있고 민주노총에서 결정돼 있는 정치적 방침이 있는데 임원들이 그걸 사수하고 집행하려고 하는 생각을 해야지’라고 했더니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민주노동당으로 나가라고 하겠습니다’고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그건 당신들이 알아서 할일이고 그러고 말았다.

세액공제를 안 받고 다른 당으로 나가겠다 했으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으로 나간다고 해갖고 신규 가입 노조 사람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가서 펌프질 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되돌려 준다고 하니까 막 써준 거다. 그런 사람들한테 그렇게 이야기를 해 놓고 그렇게 해 버리면 그런 기만이 어딨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정파가 본질을 가로막고 있다

- 집행부 내부의 갈등이 내부에서 정화되고 해결되지 못하고 조직적 문제로 비화됐다.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모든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기고 지는 문제로 해결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비화된 것 아닌가.

그런 부분들이 있다. 모든 조직에는 그 나름대로의 꼭 지켜야 하는 질서가 다 있다. 특히 전선조직, 전투조직은 규율이다. 위원장이 투쟁을 외쳤는데, 조합원이 놀고 있네, 이래 버리면 조직으로서의 기능이 없어지는 거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정파라는 것이 정파가 잘 돼서 민주노총이 잘 되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이 잘 돼야 정파가 있는 것이다. 정파라는 게 결국은 본질을 가로막고 있다. 규율이 없는 거다.

우리 연맹만 보더라도 일단 이게 연맹 위원장이 물러나야 할 사항인가. 경총에서 초미의 관심이라 그런다. ‘뒤에 뭔가 있다. 쉽게 물러날 리가 있는가. 대단한 비리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을 해봐도, 난 다른 건 없었고.

첫째 최종적인 데 가선 내 반성을 많이 했다. 왜. 어쨌든 제압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는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이거는 전 국민과 전 세계 노동자가 연대해 준 투쟁이다. 그런데 어쨌든 총연맹 위원장이 사법처리를 받고 있고 사무총장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지다.

그런 측면에서 총연맹과 연맹이 해당 주체였다고 하면 책임져 줄 필요는 있다. 내부의 ○○○, ○○○ 문제는 직감 했을 때가 몇 개월 됐을 땐데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 되는 거였다. 그렇지 않았던 것도 너무 이쪽에 인적역량이 없다 보니까 누군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어쨌든 누군가 책임을 져야겠다. 그래서 지금 기회가 되면 유럽 유니본부를 갔다 오려고 했다, 너무 미안해서. 담당 국장이 12월 말로 정년퇴직을 한다. 비행기 마일리지를 보니까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감사패를 두 개 정도 만들어서 다녀올까 생각을 한다. 그런 책임을 져 줘야 된다는 것이다.

똑같이 연장해서 보면 민주노총, 이 조직활동가 사업을 제안한 사람이 나인데 이것도 실패했다. 조직횔동가 사업을 제안했던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비정규직 사업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전략과 전술을 주고 책임지고 그렇게 해야지 가는 건데, 그게 지금 뭔가 된다고 하면 세상에 그냥 알지도 못하는 단체들이 다 붙는다. 공투본에 생전 들어보지 못한 단체들이 들어와서 앉아있었다. 그러다 서서히 안 되니까 안 와. 나중엔 다 나가고 본 조직만 남는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도 참관을 했었는데 나중에는 안 했다. 왜냐하면 비정규센터에서 매일 어깨 걸고 앉아있었다. 나중에 안 되면 안 와.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결국은 그런 기강을 세워야 하는데, 누가 옆구리에서 한마디만 씹어버리면 와르르 무너지거든. 그래서 통합지도력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지만 될 수가 있다고 판단된다.

위장된 활동가들 걷어내야 한다

이번에 의자 캠페인으로 민주노총 산안대상을 받았다. 민주노총에서 산안하는 사람들이 거의 좌파 성향이 강하다. 거기서 투쟁도 아닌 캠페인을 상을 주는데 아무도 이의 없이 상을 주는 걸 결정했다는 게. 그날 상을 받으러 일부러 내가 갔다.

가서 한 이야기가 딱 그거다. ‘이것을 시작했을 때 투쟁이 아닌 캠페인으로 시작한다는 게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이해해 주고 함께해 줘서 고맙다.’ 그 다음에 ‘여러분들은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벙 찌더라고.

‘어떤 사람들은 머리에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가슴에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 있든 마음은 상처받고 있다. 최진실이 돈이 없어서 죽었냐. 인기가 없어서 죽었냐. 마음의 상처가 깊은 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은 게 아니냐. 마음이 상처받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그게 감정노동이다. 우리는 정신에 대한 산재를 갖고 많이 해 왔는데 이제 당신에 대한 산재를 말한다는 것. 이게 혁신이고 새로움이라고 본다. 여러분들이 그걸 인정을 해 줬다는 게 너무나 고맙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서비스 운동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나도 정파를 하지만 우리 회원 확보를 하는 데 크게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지금도 하는 것이 꾸준히 교육이다. 산업경제, 금융위기가 실물 위기로 나타내는 개연성과 연관성을 듣기 쉽게 이야기해 주는 것, 그런 것들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부분들을 키워나가는 것, 그리고 위장된 활동가들을 걷어내야 한다.

마음이 있어야 연대를 한다. 마음이 없으면 연대를 못한다. 지금은 모든 활동가들이 그런 형식적인 연대를 하는 거다. 적당히 보다가 될 거 같으면 지 꺼가 되는 거고 안 될 것 같으면 빠져버린다.

이랜드 처음에 민주노총에서 결의하고 돈이 안 나왔다. 그래서 돌아다니면서 내가 5억4천을 빌려서 했다. 만약에 결의가 안 됐으면 그걸 내 개인 부채로 안는 거였다. 내가 ‘돈 좀 빌려와라’ 그러면 집행부 모두 ‘다들 어디 가서 그걸 빌리냐’고 했다. 그런 돈을 쉽게 주냐. 빌려다 주고 나서 왔는데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고 나니 또 자기가 한 것처럼 한다. 그걸 내가 말을 안 해.

운동을 진심과 열정으로 해 나가야 하는데 눈치와 기능으로 한다. 그래서 기술자라고 한다. 막말로 내가 깨지든 어떻든 해야 하는데 눈치를 봐서 될 것 같으면 하고 안 될 것 같으면 자기는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냐. 싫은 소리를 안 한다.

연맹이 이렇게 된 상황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다 궁금해 한다. 왜 그러냐. 간단하다. 내가 너무 일 중심으로 갔다. 그냥 대놓고 이야기 했다. ‘그 따위 식으로 하려면 하지 마라. 야. 노조 위원장 끝발 아무것도 없고 인원동원능력이다. 조직이 1000명 있는데 사무장하고 너랑 딱 둘이 나오면 그게 무슨 위원장 의미가 있느냐. 왜 판공비 받느냐.’ 이런 식으로 뱉어 버리니 좋아할 놈이 없는 것이다.

○○노조, 이번에 ○○ 구조조정 될 때 대의원대회 가면 한미 FTA 가지고 열변을 토해. 그런데 한미 FTA 집회는 한 번도 안 나와. 뭐라고 하니까 나중에는 내 전화도 안 받는다. 부위원장 불러서 ‘연맹 위원장 전화 피할 정도면 그만하라 그러라’고 했다. 그것을 ○○○이 가서 읍소를 해서 집회에 나온다. 그러니까 어떻게 되나.

한 집안에서 엄마가 아들을 좀 나무랬다. 그러면 아빠가 ‘네가 잘못했다. 엄마 말 잘 들어야지’ 해야 한다. 그걸 아빠가 불러다가 ‘너네 엄마 원래 저런 사람이다. 성격도 더럽고 원래 저러니까 무시하고 아빠랑 놀자’고 하면 이 아이가 어떻게 되겠냐. 또 아빠가 뭐라 했다고 엄마가 ‘아빠는 그런 사람이다. 너 좋아하지도 않고 무지 싫어한다. 너 과외시키자 그랬는데 돈 아깝다고 안 시키려고 한다. 엄마랑 놀자.’ 그게 정파다. 이걸 갖고 정파라고 하는데, 이게 정파냐는 거다.

현장 복귀할 것

- 자리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가 되느냐에 따라 마음 씀씀이가 다른데, 요즘 심경은 어떤가. 앞으로 계획은 어떠한지.

어제 그저께 오래간만에 영등포 나가서 사람들 만나고 그랬는데 다들, ‘안됐다. 많이 힘들지 않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모르겠다. 지금 심적으로는 굉장히 편하다. 아까 이야기한대로 너무 오래 했다.

8년 동안 한 번도 일을 놔 본 적이 없고. 아마 그런 게 사람 중심의 노동운동을 일 중심으로 가려고 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감정노동을 조금만 더 쟁점화 시키면 연예인 노조도 이쪽으로 오려고 했다. 감정노조에 관심이 깊다.

강원랜드노조 끌고 올 때도 공공연맹하고 경쟁할 때 사무처장을 두 번이나 보냈는데 정리를 못하더라. 마지막으로 내가 정리했던 게 전화해서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당신한테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에 와서 연맹 선택할 권리는 없다. 그게 민주노총의 질서다. 연맹 간에 분란을 만드냐, 오지 마라 그럴 거면.’ 그런데 그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 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쪽으로 왔다.

지금도 언론노조에 들어가 있는 교보문고나 여타 화섬에도 해태제과나 코카콜라나 영업 쪽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들까지 본다고 하면 서비스 운동이 한번쯤 재편이 돼야한다. 사실은 IT연맹, 사무금융, 한때는 보건까지도 봤는데 이런 부분들이 하나의 서비스 조직으로 구성을 하면 인적, 재정적 역량이 생길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사회 헌신적 사고를 가지고 비정규직을 조직해 들어가면 서비스운동이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런 생각은 무엇을 해도 버릴 생각이 없다.

그리고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빨리 복귀를 하려고 한다. 그저께 회사에 가서 복귀신청을 했다. 상급단체에 나왔다가도 정상적으로 복귀해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다른 조직도 상급단체로 나올 수 있다.

(현대백화점노조) 위원장하고 만나서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을 했고 흔쾌하게 받더라. ‘위원장님의 행보가 회사에서 초미의 관심인데 가능하면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다. 괜히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면 서로가 그렇다.’

영업할 때 다이어리를 아직 갖고 있다. 난 언젠간 복귀할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것만 있으면 지금도 가서 행사 기획 잡고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아마 차장 정도로 복귀시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사원 봉급을 받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연맹 선거 관심 없다

- 몸담고 있는 현장조직인 혁신연대에서는 계속 어떤 역할, 활동을 해 나갈 건지.

혁신연대가 의외로 합리적인 조직이다. 복귀한다는 데 어떤 친구는 ‘존경합니다’라고 문자 보내기도 했다. 물론 이제 복귀를 하면 노조 일을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당장 정파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최소화시켜야 되기 때문에. 하지만 외려 연맹 위원장으로 있는 것보다 회사에 있는 게 시간이 많을 것이다.

- 다음 연맹 선거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비대위가 잘 잡겠지. 다음 연맹 선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 그래도 주변에서 선거 때가 되면 무슨 이야기든 나오지 않겠나,

주변에 자꾸 있으면 그렇게 보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런 거 듣기 싫어서 빨리 복귀를 하려고 한다.

- 이후에 내홍, 이랜드 사태에 대해 어떻게 할 예정인지.

일단 사퇴하기 전에 민주노총 규율위원회 상정해 줄 것을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그건 될 거라고 본다. 왜냐면 행태나 보면, 워낙 거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언론에 말고 그 날(임시대의원대회) 뿌린 찌라시가 있다. 그런데 이거는 제가 볼 때는 그 용납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 문제는 고민을 하고 있다.

내 행보가 어떻게 되더라도, 이거는 조직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허물을 남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다.

이랜드 조합원이 추석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양주도 한 병 같이 보냈는데 그거 안 먹고 갖고 있었다. 이랜드 끝날 때 같이 먹으려고 내가 갖고 있었다고. 그 사람은 술을 한 병 선물하면서 고맙다고 ‘위원장님 없었으면 끌어오지 못했다’고 하는데 위원장이라는 사람은 너 때문에 망쳐먹었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언밸런스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바로, 그런 운동 기술자들이 빨리 사고를 바꾸거나 아니면 여기를 떠나 주거나 그래야 운동판이 다시 살아난다고 본다. 잭 웰치가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는데 그런 말을 하더라고. ‘당신이 CEO가 되지 않았다면 뭐가 됐을 것 같으냐’ 했더니. ‘노조위원장이 됐을 것이다.’ 왜 그런 말을 하냐 했더니 ‘나에겐 열정이 있다’고 하더라.

이제 감정노동같이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야 내 살 뜯어먹기를 안하는 거다. 근데 그게 없으면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존재하기 위해선 누군가를 씹을 수밖에 없는 거다. 진보운동은 일용한 양식이 없으면 제 살 뜯어먹기로 간다는 게 맞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