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혁신 + NCS’의 시너지
‘일터혁신 + NCS’의 시너지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10.14 14:07
  • 수정 2022.10.1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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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혁신과 NCS를 연계한 ‘(주)신이’, ‘(주)고려비엔피’
노사발전재단, 2022년 제7차 일터혁신 사례 공유 포럼 열어
14일 노사발전재단이 대전 KW컨벤션에서 '제7차 일터혁신 사례 공유 포럼'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일터혁신의 중점은 무엇일까. 일하는 방식과 작업 과정을 변화시켜 생산성과 노동자들의 삶의 질 모두를 올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터혁신 수행 과정의 기본은 일하는 방식과 작업 과정의 변화를 위해 한 일터에서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일이 어떤 방식과 절차로 진행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터혁신 컨설팅 과정에서도 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여기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가 도움이 된다. ‘일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 ‘일의 방식과 절차’에 대한 세부 업종별 국가 표준이 NCS기 때문이다. 이를 일터혁신 과정과 연계하면 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인 직무 분석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평가체계 구축, 임금체계 구축 등 목표로 하는 컨설팅에 더 할애할 수 있다.

노사발전재단이 13일 오후 대전 KW컨벤션에서 ‘2022년 제7차 일터혁신 사례 공유 포럼’을 열고 일터혁신과 NCS 활용을 연계한 사례를 공유했다.

사례로 발표된 기업은 ‘(주)신이’, ‘(주)고려비엔피’로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 컨설팅을 받았다. ‘(주)신이’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고려비엔피’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일터혁신 컨설팅을 직접 수행했다.

[신이] NCS로 작업 절차와 교육훈련 체계화
생산성 향상과 내부 역량 강화 이뤄

신이는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화장품 및 의약품 용기에 직접 실크스크린 인쇄 및 라벨과 시트커를 제작 부착하는 OEM 인쇄 제조업체이다. 올해 9월 기준 49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41억 5,000만 원이다. 주 거래처는 LG생활건강이다.

신이는 평생학습체계 구축(기업 내 교육훈련 체계 등의 구축)과 일하는 방식과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일터혁신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 배경은 원청인 LG생활건강의 안심품질 인증제 요구 때문이다. 협력사의 품질관리를 요구한 것인데, 1)모든 일에 대한 작업 절차서가 존재하는지 2)전직원이 맡은 작업을 숙지하고 있는지 3)이러한 사항을 실행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일에 대한 작업 절차서를 마련하는 데 있어 NCS를 활용한 직무기술서 구체화를 진행했다. 또한 전직원이 맡은 작업을 숙지하게 하기 위한 직무기술서에 따른 교육훈련체계 수립 등을 진행했다.

NCS에 자세히 나온 직무별 능력단위 요소를 바탕으로 '신이' 기업 현장에 맞게 필요한 학습내용을 설계하는 데는 NCS 학습모듈을 활용했다.

이러한 컨설팅 과정을 통해 신이는 원청사의 품질관리 요구에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또한 교육훈련을 통한 내부 역량강화로 생산성 향상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향후 신이는 현재 구체화된 작업절차와 지속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역량을 축적시키고 스마트공장 안착화까지 내다보고 있다.

[고려비엔피] NCS를 통한 평가체계 구축
직원들에게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와 보상 가능

고려비엔피는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동물의약품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올해 기준 141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400억 원이다.

고려비엔피가 일터혁신 컨설팅을 추진한 이유는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평가제도를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주요하게 평가체계와 임금체계를 개선하는 컨설팅을 진행했다.

기존에 직무분석이 제대로 진행된 바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정성적 평가가 주로 이뤄졌고 보상이나 임금 결정에서도 구체적이지 않았다. 연 1회 인사고과를 실시했지만 보상체계와 연동되지 않거나, 직급별 구체적인 연봉결정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여기서도 직무분석이 바탕이 돼야 했으므로 NCS를 활용했다. NCS를 통한 직무분석 및 직무별 역량 구체화, 역량에 따른 행동지표를 만들었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지표들이 구성되니 그에 맞춰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평가에 맞는 임금체계 개선까지 가능했다.

일터혁신 컨설팅 이후 고려비엔피는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었던 불명확한 평가체계를 개선함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다는 경험을 심어 줄 수 있었다. 이는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와 핵심인력의 장기근속 유도로 이어졌다. 또한 생산성 향상 효과도 나타났다.

두 곳의 사례 발표 이후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센터 소장, 전승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 남궁장성 한국산업인력공단 NCS활용지원부 부장, 두 곳의 일터혁신 컨설팅을 진행한 컨설턴트 등이 참석했다.

오계택 소장은 “NCS 컨설팅을 통한 직무분석 및 해당 기업의 직무기술 표준화가 선제적으로 이뤄진 후에 일터혁신을 진행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터혁신의 다양한 목표(일하는 방식 개선, 작업환경 개선, 임금체계 개선, 평가체계 개선, 교육훈련 체계 구축 등)의 전제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직무분석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에서는 NCS를 활용할 때 어떻게 현장화시켜 직무분석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게 오계택 소장의 설명이다. 국가 표준이기 때문에 각 기업 특성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오계택 소장은 “NCS가 채용에서 보상까지 모두 연계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적용이 많이 되고 적용하기 좋은 지점은 교육훈련”이라며 “더 많은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NCS를 현장형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토론에 나선 전승환 연구위원은 NCS의 업데이트 필요성을 제기했다. “디지털 전환 등으로 사라지는 직무와 새로 생겨나는 직무가 있고, 이 흐름이 상당히 빠른 상황에서 NCS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NCS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산업현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오계택 소장은 NCS가 MZ세대의 직장 내 요구에 맞출 수 있는 기제가 된다고 말했다. “직장의 주류가 될 MZ세대는 기업과 나를 동일시하기 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하고, 따라서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길 원한다”며 “업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업무와 책임의 명확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NCS를 통한 직무분석과 체계화는 새로운 시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