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왜?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왜?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11.15 17:24
  • 수정 2022.11.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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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
‘사회공공성·노동기본권·국민안전’ 위해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순차적으로 파업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며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며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공운수노조에 조직된 공공노동자들이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순차적으로 ‘대정부 공동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위원장 현정희, 이하 공공운수노조)는 15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2층 회의실에서 ‘공공운수노조 대정부·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이를 알렸다. 파업에 돌입하는 사업장은 13개로, 조합원 10만 4,331명이 참여한다.

그간 공공운수노조는 공공성과 노동권이 정부의 주요 국정 운영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지난달 12일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에 ‘공공성·노동권 확대를 위한 노정 교섭’을 공개 요구했다. 정부가 공공노동자들과의 교섭을 통해 공공성과 노동권을 강화할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정부는 공공운수노조의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공공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을 연이어 발표했다.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는 이를 “사회공공성 확대에 힘써야 할 정부의 국가책임 포기이자 동시에, 공공부문 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인 정부의 교섭해태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잘못된 정부 정책의 큰 물줄기를 바꾸지 않으면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없다. 대안은 사회공공성과 노동권 강화”라며 “공공운수노조의 파업은 국가가 제 역할을 하지 않으니 우리 노동자가 앞장서겠다는 선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벌어지는 공공·운수·사회서비스 부문 노동자들의 대정부 공동 파업이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국가책임을 축소하고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모두의 안전과 삶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김웅전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이윤희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김종탁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사무처장,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김웅전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12월 초 무기한 전면 파업)

윤석열 정부는 말로는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철도 관제권, 유지·보수, 차량정비 업무 민간개방 등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혁신 가이드라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정책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정원 감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없어 죽어가는 철도 현장에 정원 감축은 열차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전과 철도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철도노조는 22년 임단협 승리와 민영화 정책 철회, 정원감축 저지를 위해 21일부터 준법 투쟁에 돌입하고, 끝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12월 2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입니다.

■ 이윤희 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11월 25일 1차 파업)

학교 공공성 강화. 즉 교육재정 감축 중단과 교육복지 강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파업 투쟁은 11월 하루로 끝나지 않을 것을 경고합니다. 20년이 넘는 지긋지긋한 비정규직 차별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양극화의 상징이고,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역사적 과제입니다. 그래서 공무직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정부의 태도는 너무 불성실합니다. 양극화, 불평등, 각자도생 사회에서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찾지 않으면 국민의 삶은 피폐해집니다. 정부와 시·도교육청 사측이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상 최초로 3월 신학기 총파업도 감행할 수 있음을 거듭 경고합니다.

■ 김종탁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사무처장(11월 30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

교섭 진행 중 신당역 사망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저희 동료가 그 자리에서 죽었고 산재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와 공사는 1,539명이라는 구조조정안을 들이밀었고 합의사항이었던 인원 충원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연합교섭단인 한국노총과 함께 1만 4,000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입니다. 이런데도 현재 서울시는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인지 공사의 의지인지 지켜보겠습니다.

■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11월 24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

장시간 노동과 졸음운전으로 다시는 도로 위에서 죽지 않기 위한, 도로 위에서 다수의 희생자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총파업입니다. 어제 언론을 통해서 경총의 입장문을 봤습니다. 파업 철회를 말하기 이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부터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사회적 갈등의 주요 원인 제공자는 자신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화물노동자를 특수고용노동자로 내몰았던 기업입니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것은 화물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화물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도로가 안전해지고 국민이 안전해집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정문선 서해선지부 지부장, 정성채 용인경전철지부 부지부장,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11월 10일 1차 파업)

의료 민영화 저지, 노동개악 저지, 인력감축 저지를 걸고 지난 10일 국민 건강권을 지키는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날카로운 바늘과 주사침으로 수시로 찔리고, 베이고, 감염되는 모든 것은 병원 인력 부족 때문입니다. 병원 노동자들의 안전이 곧 환자들의 안전이기에 저희는 일을 멈추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노사 합의 인력도 기재부가 막고 있기에 우리는 충원된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막막한 상황입니다. 나와 환자가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2차 파업을 힘들게 결정하고자 합니다. 병원 노동자들이 환자를 두고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파업에 나설 것입니다.

■ 정문선 서해선지부 지부장(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면 파업)

서해선은 민간 투자로 건설된 노선입니다. 민간에서 운영을 맡고 있고, 다시금 하청에서 하청으로 위탁해서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이 서해선 노동자들은 매우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기 어려운 인력, 모회사의 60~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같은 일을 하면서 노동강도에도 현저히 차이가 납니다. 시민의 안전은커녕 노동자 개인의 안전도 지키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절박하게 처우개선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회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권한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진짜 사용자는 자회사가 아닌 정부이고 공공기관입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기에 총파업을 결심했습니다.

■ 정성채 용인경전철지부 부지부장(부분파업 예정)

용인경천철은 다단계 민간위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 안전이 민간 회사의 이윤으로 변환되고 있습니다. 용인시민의 세금을 민간 자회사의 수익으로 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용인경전철지부는 민간위탁을 폐지하고 공영화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해나갈 것을 말씀드립니다.

■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11월 28일, 29일 전면 파업)

코레일네트웍스는 철도공사가 운영하는 287개 지하철 역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0개 역을 위탁 운영하고, 철도 고객상담, 지하철 질서유지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재난 속 해외입국자 전담 수송을 하고, 시급성을 다투는 혈액과 시약 등을 운반하는 KTX특송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온 KTX특송과 공항 리무진 등 소중한 공공 사업들을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폐기하려는 코레일네트웍스 사측과 정부에 맞서 싸우고, 지켜내고자 합니다. 2일의 파업 기한을 예고했으나 현장의 요구가 더 거세기에 기한을 넘겨 투쟁할 예정입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김혜순 희망연대본부 다산콜센터지부 교육부장,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 방두봉 지역난방안전지부 지부장, 이은영 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김혜순 희망연대본부 다산콜센터지부 교육부장(11월 16일 1차 파업)

다산 콜센터 7년차 직원 임금이 경기도 콜센터 1년차 직원 임금과 동일합니다. 임금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노동, 콜센터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11월 16일 1차 파업)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는 아이들, 어르신, 장애인의 공공 돌봄을 책임지는 돌봄노동자들이 있습니다. 3년 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재난 시기에 취약계층들의 일상과 생존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공백 없는 돌봄을 지켜온 노동자들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 현장을 지킨 돌봄노동자들은 일방적인 장애인 돌봄 사업 졸속 폐업, 노동조건 개악, 노동 안전 후퇴에 대화는 없이 노동자 천국이라는 조롱까지 당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이윤보다 모두를 위한 안전한 돌봄, 돌봄노동이 존중받는 현장을 지켜내기 위해 16일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 방두봉 지역난방안전지부 지부장(11월 18일 파업, 원청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선임 시점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자회사인 지역난방안전은 단협해지를 통한 강제전보로 윤석열 정부의 구조조정에 답하고 있습니다. 지역난방 요금은 두 자리 수로 올랐고, 재개발과 신도시로 배관과 맨홀 수는 증가했습니다.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갑자기 온수가 끊겨 추위에 밤새 떨어야 하지 않을까 겨울만 되면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국민들의 안전이 과거로 역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난방공사 사장 내정자에게 안전 업무를 현장에서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 대책, 노후 배관 파열에 불안해하는 시민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물을 것입니다.

■ 이은영 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지부장(11월 23일 무기한 전면 파업)

지난해 건강보험공단 상담 노동자들은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건강보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했고 같은 해 10월 소속기관 형태로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민간위탁입니다. 그리고 공단은 고객센터를 소속기관으로 새로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에서 최대 477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가지고 왔습니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없애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혁신이라는 포장의 반 노동정책을 펼쳐 많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규직 전환이 해고가 돼서는 안 됩니다. 23일부터 전면파업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 노동자들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입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책상 위에는 정부 교섭들의 명패가 놓여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책상 위에는 정부 교섭위원들의 명패가 놓여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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