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더 크고 강한 투쟁’ 경고한 공공운수노조
정부에 ‘더 크고 강한 투쟁’ 경고한 공공운수노조
  • 강한님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2.12.01 20:05
  • 수정 2022.12.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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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
현정희 위원장 “화물 투쟁 승리에 조직 명운 걸 것”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국가책임 강화!'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국가책임 강화!'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대정부 공동파업 중인 공공운수노조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더 크고 강한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 자리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화물 투쟁 승리에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위원장 현정희, 이하 공공운수노조)는 1일 오후 3시 삼각지역 인근에서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서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공동파업의 원인은 윤석열 정부이고, 공공운수노조는 국민을 살리는 파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 결의대회엔 노조 추산 3,000명의 노동자가 모였다.

화물 투쟁 엄호가
민주노조운동 지키는 것

공공운수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2일까지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을 진행한다. 파업에 돌입한 사업장은 1일 기준 12개로, 조합원 10만 3,758명이 참여한다. 의료연대본부, 서울교통공사노조, 철도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지역난방안전지부,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코레일네트웍스 고객센터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4대강 물환경연구소 지회·분회, 화물연대본부,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다산콜센터지부 등이다.

이들이 파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에 기반을 둔 작은 정부는 국가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민간·재벌의 이윤으로 팔아넘기기 때문”에 “국가 책임을 축소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모두의 안전과 삶을 지키는 공공성·노동권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공공운수노조의 대정부 요구로는 ▲사회적 참사와 중대재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근본적 대책 수립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 제·개정 및 규제 강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중단·안전인력 충원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공공성 강화와 국가 재정 책임 확대 등이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을 살리기 위한 행동을 멈추라 한다”는 것이 공공운수노조의 생각이다. 앞서 정부는 화물안전운임제 일몰제 폐기와 전 차종·전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본부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바 있다.

결의대회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파업이 확산된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무책임과 약속파기 때문인데, 정부는 그 진실을 덮어 보려고 별 짓을 다 하고 있다. 노동자를 때리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검은 속내”라며 “화물연대본부는 정권과 자본의 억수 같은 탄압을 견뎌내며 도로 안전과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걸고 선두에서 의연하게 싸우고 있다. 우리는 오늘 화물을 향한 칼끝이 내일이면 동지들의 노조로 향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것이 화물 투쟁 승리를 위해 조직의 명운을 걸어야 하는 이유이고, 화물 투쟁을 엄호하는 것이 민주노조 운동을 지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결의대회에서 통화를 통해 발언한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은 “이제 타오르기 시작한 연대의 불씨가 횃불이 되고, 그 횃불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 본부장은 “대한민국의 총자본과 총자본을 옹호하는 극우정권이 한편이 돼 화물연대를 공격하고 있다. 이제 화물연대는 밀릴 수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다”며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 자랑스러운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은 스스로 투쟁하고 스스로 쟁취하는 투쟁 정신이 있고, 지도부는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결기가 있다. 정부엔 빈대 잡자고 초가상간 태우는 우를 범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정환 금강물환경연구소지회 지회장, 방두봉 지역난방안전지부 지부장,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김정환 금강물환경연구소지회 지회장, 김한 지역난방안전지부 수석부지부장,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정당한 요구 가지고
강하게 투쟁할 것

대정부 공동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결의대회에서 ‘진짜 사장’인 정부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업은 “불평등을 키워가는 윤석열 정부의 시장만능에 맞서, 평등을 실현하는 공공성·노동권을 확대하는 외침”이기에 “정당한 만큼 강해질 수밖에 없으며, 강해진 만큼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환 충북지역평등지부 금강물환경연구소지회 지회장은 “물가는 끝없이 오르는데 정부는 내년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예산을 국회에 올렸다. 공무원과 공무직의 복리후생을 차별하지 말라는 인권위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 노동자를 협박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을 강요했다. 임금이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로 편성돼 고용이 불안하고 불합리한 칸막이 운영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며 “정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한 지역난방안전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 사고가 난 지 얼마나 됐다고 안전 인력을 줄인다고 한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칼끝은 공무직, 자회사, 민간위탁 등 비정규 노동자부터 향하고 있다”며 “단 한 명의 구조조정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막아내자”고 했다. 

이은영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비정규직이라고 무시받고 차별받는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짜 공정이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제대로 된 희망”이라면 “건강보험공단은 정규직 전환에 합의하고도 전환하면서 인력을 줄이겠다고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즉각 정규직화하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 최정이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지부장, 이윤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 최정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지부장, 이윤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은 “공공부문 노동자 모두는 어찌 보면 하청 신세다. 기획재정부가, 행정안전부가 예산과 지침으로 우리의 노동조건을 좌지우지한다. 교섭에 나온 사용자는 똑같은 소리만 한다. 권한이 없다. 지침 때문에 안 된다. 지긋지긋하다”라며 “우리의 진짜 사장 누구냐. 바로 저 앞에 숨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최정아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진짜 사장 정부가 공공부문 노동자의 교섭도, 안전도, 인력도 책임져야 한다. 노조법 2조 개정으로 실질적 사용자와의 교섭 의무를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 공공부문 노정교섭이 필요하다”며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의 예산 독재, 지침 독재 끝장내자. 정부와 교섭해 우리의 노동조건을 우리 손으로 당당하게 결정하자”고 밝혔다. 

이윤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차별 철폐, 생활임금 쟁취, 인력 확충, 해고 없는 정규직화, 공무직위원회 상설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중대한 고비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업무개시명령으로 짓밟고 고립시키려 한다. 물러설 수 없는 정부와 총노동의 한판 승부다. 똘똘 뭉쳐 함께 승리하자. 비정규 노동자들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서울 지하철 노동자들은 강제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맞선 투쟁을 해왔다. 6년 만에 6,000명의 조합원과 서울시청 앞에서 파업출정식도 가졌다. 그래서 어제 마지막 쟁점이었던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 안전인력을 충원하기로 합의했다”면서도, “끝나지 않았다. 합의안을 별로 믿지 않는다. 동지들과 힘 있게 끝까지 뭉치겠다”고 발언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도 “화물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노동을 탄압하고 헌법을 유린한 정권의 퇴진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 책임을 포기한 정부는 우리를 위한 정부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연대가 무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저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부터 밥값 연대와 전국노동자대회 참석 등 연대의 실천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왼쪽부터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지부장, 심명숙 다산콜센터지부 지부장, 유희원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왼쪽부터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 심명숙 다산콜센터지부 지부장, 유희원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지부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공공돌봄을 지키고 전체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어 앞장섰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노동조건이 개악되고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전국의 사회서비스원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소수의 이윤이 아닌 모두를 위한 돌봄을 위해 투쟁하겠다. 우리는 모두 돌봄을 제공하거나 받을 수 있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곁에 있다”고 말했다. 

심명숙 희망연대본부 다산콜센터지부 지부장도 “올해 채용된 신규직원 중 절반이 퇴사했다. 열악한 처우 속 단순 콜 실적 경쟁은 숙련된 상담사만 떠나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상담사들의 열악한 처우는 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상담사들의 처우가 안정돼야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함께 행정서비스의 공공성을 지켜내자”고 했다. 

유희원 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노동조합의 요구는 명확하다. 시간을 끌지 말고 직접고용, 자회사 전환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발표하라는 것”이라며 “조합원을 전환대상, 미전환 대상으로 구분하지 말고 선별고용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의 상식적인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금일 우리는 쟁대위를 열고 집단 단식을 결의했다. 모든 걸 걸고 투쟁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다 경찰에 저지당해 대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다 경찰에 저지당해 대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금의 갈등은 가치관의 충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고 제안하지만 정부는 생명보다 이윤을, 안전보다 돈을 쫓겠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며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고 우리의 지향은 옳다. 이 세상을 바로잡는 것은 노동자들의 힘”이라고 발언했다.

파업가를 부르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한 공공운수노조는 대통령실에 ‘윤석열 정부의 위헌적 노동탄압, 노동혐오 조장 항의서한’을 전하고자 했지만 경찰에 막혀 가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위헌적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라”고 외치며 항의서한을 경찰차와 방패 등에 붙였다. 결의대회를 마친 오후 5시 30분에는 ‘안전한 삶을 위한 공공운수노조 국민안전 파업지지 시민사회 문화제’가 진행됐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전체 파업 사업장 대표자들이 단상에 올라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파업 사업장 대표자들이 단상에 올라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경찰에 저지당하자 경찰차에 항의서한을 붙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공동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마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경찰에 저지당하자 경찰차에 항의서한을 붙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