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명운 건 ‘반윤석열 투쟁’ 결심한 공공운수노조
조직 명운 건 ‘반윤석열 투쟁’ 결심한 공공운수노조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3.02 14:08
  • 수정 2023.03.0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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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
“2023년은 노동자가 남을지 윤석열이 남을지 판가름하는 해··· 조직 총력 기울일 것”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윤석열 대통령과 단 한 순간도 공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공공노동자들이 “노동자가 남을지, 윤석열이 남을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위원장 현정희, 이하 공공운수노조)는 2월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은 “한국 사회의 공공성 시계를 수 십 년 뒤로 돌리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우는 해가 될 것이라 밝혔다.

싸워야 할 이유 차고 넘친다
노동자 투쟁 자초한 윤 정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출범 1년을 향하는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 정책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민영화와 구조조정 강행, 사회보험 국가책임 방기, 이윤 중심의 의료·돌봄 정책, 민간 위주의 에너지 전환과 발전노동자 고용 외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강요하는 노동개악, 노조파괴를 위한 공권력 남용, 민주주의 파괴 등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이유는 이미 차고 넘친다”며 “참다못한 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이 싸움에 나선다. 윤석열 정부는 스스로 노동자 투쟁을 자초했음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용자인 정부를 상대로 공공성·노동권 확대를 위한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력적인 공동파업으로 응대할 것”이라 경고했다.

지난달 22일 공공운수노조는 정기대의원회를 열고 올해 투쟁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공공운수노조는 ▲정부 출범 1년을 맞는 5월 반윤석열 투쟁 ▲7월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에 적극 복무 ▲노동조합 임단투를 9월로 집중해 공동 투쟁할 것 등을 결정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국정운영 방향성에 노동개악·노조파괴·민영화·구조조정·연금개악이 담겼다 규정하고, 이에 대한 상시적 대응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공공운수노조는 5월 예정된 노동절대회에 조합원 약 10%인 2만 5,0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투쟁 준비 과정에선 공공요금에 국가책임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일정을 배치하고, 윤석열 정부 정책 평가 백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진행되는 7월 총파업엔 쟁의권 확보가 가능한 사업장들이 중심적으로 결합하고, 공공부문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결정 시기에 맞춰 실질임금 인상 투쟁을 진행한다. 9월엔 공공운수노조에 조직된 노동자들의 요구를 종합한 공동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사상 최악의 사회공공성 파괴 정부이자 노동기본권 말살 정부다. 경제 위기 시기에 필요한 것은 재벌의 배를 더 불리는 시장주의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공성 노동권 확대”라며 “정부의 노조탄압과 노동개악, 온갖 공공성 파괴 정책이 줄을 이으며 이제 노동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단 한 순간도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노동자가 남을지, 윤석열이 남을지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각오를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라는 사용자 둔
공공노동자들 함께 싸우는 건 당연

기자회견에서 공공노동자들은 사용자인 윤석열 정부에 ▲국가책임 강화 및 국민안전 실현 ▲민영화 금지 및 재공영화 ▲사회보험 국가책임 강화 ▲공공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실질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는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수차례에 걸쳐 공공성·노동권 확대라는 국정기조를 요구해왔지만 돌아온 대답은 ‘더 강력한 시장주의’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각종 개악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수반이자 동시에, 우리 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자들에게는 진짜 사장인 실질적 사용자이기도 하다. 같은 사용자를 둔 노동자들이 함께 싸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당하다”고 밝혔다.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본부장은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 차량정비 민간개방, 관제권과 유지보수 업무 분할 시도를 ‘철도 민영화 3종 세트’라 부른다. 지난 20여 년간 끊임없이 추진된 철도 분할 민영화의 단계적 수순일 뿐”이라며 “그들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가 운영 중인 철도산업을 자본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재편해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고,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연 국민연금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연금개혁 논의 중 핵심적인 가치라 할 수 있는 국가책임은 찾아볼 수 없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인 공적연금이고, 보험료로만 지속가능하지 않으면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옳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법에 명시해야 한다. 과거의 정부를 탓하기보다 현재의 국민을 생각하고, 미래의 희망까지 내다보는 개혁을 위해 이제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순 발전노조 부위원장도 “윤석열 정부는 한전과 발전자회사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공공 투자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그 빈자리는 민간 기업의 신재생설비로 채우려 한다”며 “현재 전력시장에서 민간발전사들이 국민의 고혈을 짜내 독점적 이윤을 확보하고 있는데, 또다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민간자본을 추가 진출시키고 독점적 이윤을 얻도록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노인 인구의 증가로 더 많은 돌봄노동자들이 현장에 필요하지만 힘들고 열악한 일자리에 천사처럼 있을 돌봄노동자들은 없다. 돌봄노동으로 내 삶을 돌볼 수 없는데, 누가 이 노동을 하겠냐”며 “돌봄노동자의 현장 이탈은 미래 엄청난 돌봄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민간 이윤 추구를 위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론 돌봄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물가폭등과 금리인상 등으로 실질임금은 삭감되고 그 피해는 노동자, 그 중에서 비정규직부터 입고 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노동자는 더 가난해지는 정치를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냐”며 “비정규직을 사지로 내모는 정부와 교육청을 두고 볼 수 없고, 분노를 느끼며 3월 신학기 총파업을 선포한다. 실질임금 보장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학교 비정규 노동자들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의 포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노동개악, 장시간 노동, 노조파괴, 안전운임제 개악' 등이 적힌 상자를 무너뜨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노동개악, 장시간 노동, 노조파괴, 안전운임제 개악' 등이 적힌 상자를 무너뜨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노동개악, 장시간 노동, 노조파괴, 안전운임제 개악' 등이 적힌 상자를 무너뜨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2023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마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노동개악, 장시간 노동, 노조파괴, 안전운임제 개악' 등이 적힌 상자를 무너뜨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