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련 삼성그룹노조연대, 올해 공동요구안은?
금속노련 삼성그룹노조연대, 올해 공동요구안은?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2.07 16:11
  • 수정 2023.02.08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일 기자회견 열어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단독 교섭을 포함한 올해 10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만재, 금속노련)과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의장 오상훈, 이하 삼성연대)는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2023년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연대는 “공동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공동교섭을 요구하며 이재용 회장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며 “삼성그룹이 노사 평화와 상생을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 요구에 귀 기울이고 화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연대는 금속노련 산하 △삼성디스플레이노동조합 △삼성SDI울산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서비스노동조합 △삼성생명노동조합 △삼성생명서비스노동조합 △삼성화재노동조합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삼성웰스토리노동조합 △삼성에스원참여노동조합 △삼성엔지니어링노동조합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동조합 등 총 11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동요구안① 이재용 회장 단독 교섭

삼성연대의 첫 번째 공동요구안은 삼성그룹의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단독 교섭이다. 이들은 “올해로 3번째 삼성그룹에 공동교섭을 요구해왔지만, 삼성그룹은 계열사별 개별교섭으로 떠넘겼다”면서 “개별교섭을 통해 공동요구안도 제시했지만 결정 권한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우리의 공동요구안은 이재용 회장만 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연대는 오상훈 삼성연대 의장(삼성화재노조 위원장)과 이재용 회장 간 소통 미팅을 분기별로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공동요구안② 공통급 인상 10% 

삼성연대는 올해 공통급을 10%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도의 실질소득 감소분*을 이연 반영(4.8~5%)하고 2023년도 물가상승률 3.9%(OECD 전망치), 경제 성장률  1.9%(OECD 전망치) 등을 반영한 결과다.

*표준생계비 증가율 9.8~10%(2022년 한국노총 표준생계비 조사 결과) - 명목임금 인상률 5%(2022년 삼성그룹 계열사 공통급 인상률) = 실질소득 감소율 4.8~5% 

공동요구안③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 연장

삼성연대는 임금피크제 폐지도 요구했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등 제조업종은 만 57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며, 매년 연봉의 5%가 삭감된다. 삼성생명 등 금융업종은 만 56세부터 매년 연봉의 10%가 삭감된다. 삼성연대는 “임금피크제 도입 후 추가적인 고용 창출 효과가 없었으며 기업의 고령노동자 임금 삭감 또는 퇴출 수단으로만 악용됐다”며 “임금피크제를 통한 고령자 연령차별을 중단하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연대는 정년을 기존 만60세에서 만65세로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생일달 마지막 날인 정년일을 연말로 통일하고 회사 주관 정년 퇴임식 행사를 시행해 “노동 존중 삼성으로 거듭날 것”도 강조했다.  

공동요구안④ 복지제도 개선

4번째 공동요구안은 하계휴가(3일) 보장 및 휴가비(월 기준급의 80%) 지급이다. 삼성연대에 따르면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계열만 하계휴가 3일(하계휴가비X)을 보장받고 나머지는 하계휴가가 따로 없다. 삼성연대는 “국내 대기업 중 삼성그룹만 하계휴가가 없다”며 제조업종에서 △SK하이닉스 연중휴가 6일 상시사용 △LG전자 공장 하계휴가 6일·사무직 연중휴가 6일 △현대차·기아 공장 하계휴가 7일·사무직 연중휴가 5일(상여금 50%+현금 80만 원) △한국지엠 하계휴가 5일(월 통상임금 50%) 금융서비스업종에서 △KB손해보험 연중휴가 5일 △SK텔레콤 연중휴가 5일 등이 보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요구안⑤ 정당한 임금체계로 전환

삼성연대는 포괄임금(고정시간 외 수당·기본급 20%)을 기본급에 산입하고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연대는 “삼성은 아직도 기본급의 20%를 포괄임금으로 지급 중”이라며 “이는 과거 무노조경영 시절 사측이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의 기본급을 일부 축소하고 포괄임금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월 20~32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리고 줄여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기본급이 축소돼 연장근로수당, 연월차수당 등 통상임금이 줄었으므로 포괄임금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연대의 입장이다. 

또 삼성연대는 “회사가 2014년 이후 각종 수당에 ‘재직자 한정 지급’이라는 규정을 삽입한 후 근무 중인 노동자를 산입 산입범위에서 배제시켰고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불산입 중”이라며 “재직자 한정 지급 기준을 삭제해 정당한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오상훈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오상훈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동요구안⑥ OPI  지급방식 변경

삼성연대는 OPI(성과인센티브)의 지급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OPI는 회사의 영업이익에 비례하는 성과제도다.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삼성연대는 “OPI 지급방식은 노동자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두세 달 주기의 안정적인 정기상여금은 없이 매년 1월 말에 전년도 이익에 연동해 일방적·통보식으로 한 차례 지급되는 OPI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노동자는 2달 또는 3달 주기의 고정성과급으로 OPI를 지급하길 바란다”고 했다. OPI 지급 기준은 지난해와 공동요구와 같이 세전이익의 20%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요구안⑦ 평균임금 정상화

삼성연대는 목표달성장려금(TAI) 및 OPI를 평균임금(퇴직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연대는 “무노조경영 시절 삼성은 정기상여금을 없애면서 회사 이익에 연동한 인센티브(OPI, TAI) 제도를 만들었고 이를 퇴직금 산정기준에서 배제시키는 꼼수를 통해 퇴직금을 대폭 줄였다”며 “같은 근로의 대가지만 지급방식을 다르게 적용한 것이다. 퇴직금은 노동자들의 노후 지킴이다. 반드시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공동요구안⑧ 대표이사 단체교섭 참석

단체교섭 자리에 대표이사 참석도 요구했다. 삼성연대는 “삼성연대 소속 단사별 단체교섭에서 대표이사가 공식적으로 참석한 사례가 없다”며 “단체교섭은 노사 대표자 간 공식적인 협상 자리다. 여기에 책임 있는 대표이사가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이야기했다. 

공동요구안⑨ 불합리한 평가제도 개선

아울러 삼성연대는 하위 고과 연봉삭감제 폐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연대는 “삼성그룹은 하위 고과제도 운영을 통해 부진자라는 낙인을 찍어 승진배제, 미래연봉 삭감, 인센티브 삭감 등 각종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여기에 불명확한 평가 기준으로 수용성마저 떨어진다. 또 하위고과는 지나친 개인주의 성과주의를 유발해 팀워크를 파괴한다. 직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정신마저 꺾이고 있다. 삼성의 하위 고과제도는 노동인권 침해의 주요인이며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동요구안⑩ 모회자-자회사 동일처우 약속 이행

마지막으로 삼성연대는 모회사-자회사 간 임금, 성과급, 복리후생 등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모회사)의 자회사인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노조는 애니카손해사정이 자회사로 분사될 당시 회사는 모회사와 동일처우를 약속했는데도 부당한 차별 처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위원장 최원석)가 제공한 자회사 분사 당시 TFT 문건(1998.10)을 보면, 분사의 기본방향에 ‘현행 삼성화재의 인사·처우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노조는 모회사-자회사 동일처우 약속이 분사 이후 성과급 등 차이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의 2022년 OPI(개인당 연봉 평균 47%)가 4,1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의 OPI(개인당 연봉 평균 25%)는 1,700만 원 수준이었단 것이다.

아울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는 과거 삼성의 미래전략실이 작성한 삼성화재 경영진단 극비 문건(2013.9)을 확보했으며 이 안에는 “공정한 손해사정이 생명인 손해사정 자회사에 대한 경영권 침탈, 공정한 손해사정을 교란하는 구체적인 행위 등이 담겼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속노련과 법무법인을 통해 문건을 분석한 뒤 향후 별도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삼성연대의 공동요구안은 재작년 5개, 작년 6개, 올해 10개로 늘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점점 쌓이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키는 이재용 회장이 쥐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 무노조 경영폐기의 약속을 마무리하려면 올해 반드시 삼성연대의 10대 공동요구안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교섭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삼성전자 4개 노조가 함께하는 공동교섭단에 들어가 공동교섭 중이다. 또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 2일 상급단체와 조직형태가 다른 ‘삼성전자계열사 노조연대’(9개 노조) 출범 기자회견에서 상설연대체 구성, 현안 공동 대응을 공식화한 바 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동요구안 관철을 위한 삼성연대-각 단위노조 결의 및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동요구안 관철을 위한 삼성연대-각 단위노조 결의 및 협약식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