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위, 특수고용 SK매직 방문점검원 ‘별도교섭’ 인정
지노위, 특수고용 SK매직 방문점검원 ‘별도교섭’ 인정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2.14 09:44
  • 수정 2023.02.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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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지노위, SK매직 MC직군 교섭단위 분리 필요 인정해
2일 오후 SK매직MC지부가 서울 종로구 SK매직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계약해지 조합원 복직과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2021년 12월 2일 SK매직MC지부가 서울 종로구 SK매직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계약해지 조합원 복직과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특수고용직인 SK매직의 방문점검원(MC·매직케어)들이 사무직 등 일반직군과 따로 교섭해야 한다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판정이 나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지부장 임창도)에 따르면 서울지노위는 13일 “SK매직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에 대해 인용(교섭단위 분리)했다”고 밝혔다.

SK매직 MC는 회사와 위임계약(업무대행계약서)을 맺고 점검·판매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이들은 수수료 개선, 각종 오더데이 등 영업업무 강요 금지, 계정 몰수 등 조직장 갑질 근절 등을 통한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2021년 3월 18일 노동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했다. 

이후 상급단체 두 곳을 두고 고민했다. 우선 사무금융노조에는 일반직군을 중심으로 조직된 SK매직지부가 있었다. 일반직군은 사무직, 현장 관리직 등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가전통신노조에는 SK매직 노동자들은 없지만 방문점검 노동자들 중 최초로 노동조합으로 뭉친 코웨이 코디·코닥지부가 있었다.

이들은 2021년 4월 23~25일 상급단체를 정하기 위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결과 조합원 93.3%가 가전통신노조를 원했다. 같은 해 5월 12일 SK매직 MC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가전통신노조 산하 SK매직MC지부로 조직형태를 변경해 공식 출범했다. 한 달여 뒤인 6월 17일, SK매직MC지부는 고용노동부에서 노조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SK매직 MC들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 사이 사무금융노조 SK매직지부는 일반직군 중심에서 특수고용직인 MC까지 조직 대상을 확대했다. 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가 출범한 이상, 사무금융노조 SK매직지부의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매직에 일반직군은 약 1,300명인데, MC직군은 약 3,000명이다. 복수노조 사업장이 된 SK매직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쳤고 사무금융노조 SK매직지부는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전통신노조는 MC직군이 일반직군과 근무형태, 임금제도, 노동환경 등에서 차이가 있어 교섭을 따로 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지노위에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신청했다. 코웨이의 경우도 같은 현장직이더라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인 설치·수리기사와 영업관리직(CL)은 함께 교섭하고, 특수고용직인 코웨이 코디·코닥(방문점검원)과는 따로 교섭한다. 

13일 서울지노위는 심문회의를 거쳐 가전통신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용했다. 서울지노위는 한 달 이내로 판단 이유가 구체적으로 담긴 결정서를 노사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이번 서울지노위 판정에 대해 임창도 SK매직MC지부 지부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노위 판정을 받고 굉장히 놀랐다”며 “MC들이 현장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의제부터 차근차근 교섭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SK매직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