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하러 온 거 아닙니까?”, “주총 참석하러 온 겁니다”
“집회하러 온 거 아닙니까?”, “주총 참석하러 온 겁니다”
  • 정다솜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3.03.17 15:16
  • 수정 2023.03.17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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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
주주인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참석 못 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가로막은 보안요원에게 '주주총회 참석장'을 들어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가로막은 보안요원에게 '주주총회 참석장'을 들어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집회하러 온 게 아니라, 주총 참석하러 온 겁니다.”

17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입구.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1시간가량 앞두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주주총회 소집통지서를 손에 쥐고 흔들었다. 

“누가 봐도 주총이 아니라 집회하러 온 거 아닙니까?” 경찰이 묻자, 어느 조합원이 반문했다. “노조 조끼 입으면 다 집회합니까. 우린 주총에 가려는 겁니다.” 실랑이는 주총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날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28인승 버스 5대에 몸을 싣고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센터 앞까지 왔다. 새벽 2~3시부터 서둘렀지만 주총에 참석이 허락된 조합원은 없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관계자에게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요구하며 대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관계자에게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요구하며 대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들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마이크를 들었다. 주총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조영진 포스코사내하청지회(광양) 사무국장은 “주총에 참석한 모든 주주 앞에서 더 이상 원·하청 간 노동조건을 차별하지 말고 공정한 현장을 만들어달라는 외침을 전하고 싶었다”며 “포스코는 어느 때보다 많은 안전요원을 투입해 우리를 막았다. 내년에는 더 많은 대오를 갖추고 주총장에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재이 포스코지회(광양) 지회장은 “포스코는 노동자들과 소통을 거부하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 우리를 주총장에 들여보내지 않았다”며 “포스코가 원하는 소통 방식이 이런 식이라면, 우린 투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자겸 포스코사내하청지회(광양) 지회장은 “포스코사내사청지회는 2022년 임단협을 하고 있지만, 사측이 교섭 해태 중이다. 지회는 쟁의권을 확보했다”면서 “우리는 포스코가 원하는 대로 파업하지 않고,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자택을 공격할 것이다. 회사는 조합원을 탈퇴시키기 위한 회유·협박을 공공연하게 저지르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겠다. 우리가 10대 맞으면 포스코도 1대는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소액주주 주총참여 방해하는 포스코를 규탄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소액주주 주총참여 방해하는 포스코를 규탄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7월 대법원이 ‘(소송에 참여한 55명의) 포스코 사내 하청노동자는 포스코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이후, 직접 고용된 과거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 지회(포스코지회) 조합원으로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지현 포스코지회(광양) 사무장은 “이번 주총은 더 특별하다. 포스코지회는 항상 더 많은 인원과 함께하고 싶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조합원들이 다 같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김지현 사무장은 “(사내 하청 소속에서 직접고용된) 조합원들이 오고 나서 포스코지회에도 활동성이 더 생긴 것 같다. 기존에 회사의 탄압으로 인한 조합원 탈퇴 등으로 힘이 좀 빠진 측면이 있는데, (10년 넘게 투쟁을 활발하게 해온) 선배들이 들어와서 활력도 찾고 다시 힘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법원판결 당사자인 정창길 포스코지회 조합원은 “올해 1월 2일 부로 현장에 배치됐다”며 “회사는 별도 직군을 만들어서 대법원 판결자들이 안전관찰 업무를 하게 했다. 그런데 내가 법원에서 경력 21년을 인정받았는데도 기존 정규직 호봉제가 아닌 저임금 별정직 연봉제를 일방적으로 적용받고 있다. 직접고용은 됐지만 아직 풀어갈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양현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은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당당한 정규직으로서 지위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한 축으론 조직 강화와 확대를 통한 규모의 힘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며 “포스코 원·하청지회 공동 실천과 행동에 대해서 올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인적·물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는 소액주주 주총참여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는 소액주주 주총참여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주주총회 참석장'을 들고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주주총회 참석장'을 들고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 다니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 다니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이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17일 포스코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서를 흔들며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막는 포스코를 규탄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