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한나라당, 합의도출 실패
한국노총-한나라당, 합의도출 실패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2.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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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춘 “위기 극복에 전혀 도움 안돼”…임태희 “고용대란 우려”
현장실사단 구성해 상황 파악 후 주말에 다시 논의키로
▲ 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이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관련한 정책협의를 진행하고 진행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비정규직 기간사용 연장과 관련한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의 정책협의가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의 정책협의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이 현안(비정규직 문제)을 그냥 그대로 방치해두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해결점을 찾아봐야한다”며 “최선을 다해서 대화로서 적절한 결정을 찾도록 하자”고 밝혔다. 이에 장석춘 한국노총위 원장은 “임태희 의장이 자꾸 법 때문에 비정규직이 거리로 내몰린다고 하는데 설문문항은 만들기 나름”이라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비정규직 기간연장을 논한다는 것은 해법이 전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한국노총은 공세로, 한나라당은 방어로 일관했다. 장석춘 위원장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정부와 한나라당만 아니라고 한다”, “현장을 모른다”며 시종일관 공격적 자세를 유지했다.

이에 임태희 의장은 “상생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대화로 해결하자”며 구체적인을 답은 회피하면서 대화를 이끌었다.

▲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는 달리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장석춘 한국노총위원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후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임태희 의장은 “각자 주장하는 바가 상호 일리가 있다는 그런 입장을 알 수 있었다”면서도 “오늘 회의를 통해서도 인식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상황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 일치를 보고 실무협의체가 주체가 돼 금주 중으로 현장에 대한 파악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주말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한번 이 문제를 토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석춘 위원장은 “시각차가 크다는 것은 명백히 드러났다”며 “(경제위기 관련해)고민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만 비정규직 기간연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재차 주장했다.

▲ 장석춘 한국노총위원장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한편 이날 임태희 의장은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기간을 2년에서 4년 으로 연장하는 문제와 정규직 전환에 따라서 세제 전환, 4대 보험 지원 등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정부 측에서 제시된 것”이라며 “당에서는 일체 입장을 정리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비정규직 기간연장에 대해 구체적인 당론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장만 있을 뿐이라는 뜻으로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의를 통해 충분히 수정가능하다는 여당의 제스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일단 오늘 협의회에서 한나라당이 한 걸음 물러선 것이 아니냐”라며 “현장 실사 등과 함께 계속 정책협의를 진행한다면 물리적 시간상으로도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은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