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추진위원’ 제외된 보육교사 노조... “안내 없었다” 
‘유보통합추진위원’ 제외된 보육교사 노조... “안내 없었다”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4.04 18:19
  • 수정 2023.04.04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교육부,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장에 “유보통합추진위 참여 감사” 메일 보냈지만
교육부 “위원으로 추천된 사람들에게 안내한 것... 위촉 통보 아니다”
4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보육노동자 대표노조 배제하고 유보통합 논의?” 보육노동자 제외한 유보통합추진위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4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보육노동자 대표노조 배제하고 유보통합 논의?” 보육노동자 제외한 유보통합추진위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4일 교육부가 영유아교육·보육통합 추진위원회(이하 유보통합추진위)를 발족하고 1차 회의를 했지만 보육교사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지난달 31일 교육부에 문의한 결과 유보통합추진위원 선정에서 배제됐다는 이야길 들었다. 앞선 2월 15일 함미영 지부장은 교육부에서 위촉 동의서·서약서·약력 카드 등 서류와 ‘유보통합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지만 이후 위원이 아니라는 연락은 따로 못 받은 것이다. 함미영 지부장은 “1차 회의만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위원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위원 선정 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4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지부장 함미영)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보육노동자 대표노조 배제하고 유보통합 논의?” 보육노동자 제외한 유보통합추진위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보통합추진위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위촉위원 19명, 정부위원 6명. 특별위원 1명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달 30일 함미영 지부장은 보건복지부 중앙보육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유보통합추진위 1차 회의가 4일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바로 교육부에 문의했고 확인 후 연락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31일 다시 교육부에 문의한 결과 위원 선정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함미영 지부장과 공공운수노조는 반발했다. 교육부가 유보통합추진위 구성 절차와 위원 선정 기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육지부는 “보육교사의 노동권과 보육의 공공성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며 “보육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보육지부장을 배제한 유보통합추진위 구성 결정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미영 지부장은 “지난해 유보통합 추진을 논의하는 간담회에서 보육교사 대표로서 참여했다. 또 보육지부는 지난 2021년 페이백(현금으로 되돌려 받기) 등으로 임금 삭감된 보육교사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면담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보육지부는 계속 해왔다”며 “보육교사 대표성이 있는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유보통합 정책이 추진된다면 제대로 된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도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문제점이나 개선 방안을 잘 알고 있는 당사자 노조(보육지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현실적인 유보통합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김명하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유보통합추진위 위원이 어떤 추천 절차와 검증 과정을 거쳐 선정됐는지 깜깜하다”며 “현장과 소통을 최우선하겠다는 교육부의 약속은 어디 있으며 그렇게 추진된 유보통합이 어떻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교육부는 유보통합 추진과 관련된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2월 함미영 지부장에 보낸 메일 내용과 관련해 “관계부처 등으로부터 추천 및 협의 과정을 거치며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절차를 진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추천된 사람들에게 안내를 한 것으로 이는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행한 행정절차 중의 하나였다. 보도된 당사자(함미영 지부장)도 여러 추천인 중 한 명으로 검토 단계에서 연락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기자회견 이후 유보통합추진위 구성 과정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투쟁 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