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으로 도서관 ‘사서 업무 부담’ 증가
‘디지털 전환’으로 도서관 ‘사서 업무 부담’ 증가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5.12 13:05
  • 수정 2023.05.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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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비대면 도서관 업무 부가돼
배치기준 재검토·감정노동 보호대책·수당 현실화 등 제언 나와
10일 국회박물관 2층 체험관에서 진행된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로 인한 사서직 직무변화 현황조사 및 정책적 지원방안 연구 토론회’가 진행됐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코로나19를 거치며 도서관의 디지털 전환이 급격히 이뤄졌고, 사서들의 업무 부담이 커져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자호 일하는시민연구소 연구위원은 10일 국회박물관 2층 체험관에서 진행된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19로 인한 사서직 직무변화 현황조사 및 정책적 지원방안 연구 토론회’ 발제를 통해 △만성적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한 배치기준 재검토 △사서직 종사자들을 위한 감정노동 예방과 보호 대책 △현실적인 보상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토론회는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과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철수),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위원장 공주석), 전국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진영민), 국공노 문화체육관광부 지부(지부장 임석빈)가 주최했다.

이날 윤자호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화는 도서관 제공서비스 영역의 확장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로 인한 업무 가중과 불특정 이용자 응대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 그리고 근무환경 내 위험요소 증가 등으로 신체적 위험도 역시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정작 변화를 견인한 주체 중 하나인 사서의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윤자호 연구위원 등이 국립도서관 3곳, 국립대학도서관 30곳, 지자체 및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 30곳, 국·공립 학교도서관 30곳을 조사한 결과 도서관들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사업을 확대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신규 편성됐거나 확대된 사업을 살펴보면 비대면 도서관 프로그램·행사가 가장 많이 생겼다. 이어 비대면 열람이나 대출, 도서관형 창작·콘텐츠 개발 프로그램, 비대면 이용자 교육 및 서비스, 디지털화 및 데이터베이스 제공 순으로 나타났다.

이 서비스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예정인 것이 많아 변화가 일시적이지 않을 전망이라는 게 윤자호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서비스의 증가는 사서의 노동 강도 증가로 이어졌다. 사서직 종사자 561명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7명이 지난 1년 업무 강도와 양이 증가(66.1%)했다고 응답했다. 주된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증가(38.5%), 인력 부족(30.2%), 관리자 지시사항 증가(9.7%), 신기술 도입과 디지털화로 인한 신규 콘텐츠 및 서비스 증가(8.4%), 이용자 정보요구 증가(6.2%) 등이었다.

윤자호 연구위원은 사서직은 만성적으로 인력이 부족한데, 코로나19로 업무량도 늘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윤자호 연구위원은 “만성적 인력 부족은 누군가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업무 특성에, 함께 일하는 동료는 적은 현실이 공존하는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속 1년 이상 응답자로 한정해서 분석했을 때, 2021년 평균 연차 보유일은 17.5일이며 실질적인 연차 사용일은 9.9일로 평균 미사용 연차일은 7.6일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윤자호 연구위원은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사서 배치 기준 현실성 및 적절성에 대한 재검토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도서관 현장의 만성적 인력 부족은 점차 확장되는 도서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향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도서관 사서직 종사자들을 위한 감정노동 예방과 보호 대책도 적극적으로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사서 수당은 1982년 지급 시작 이후 40여 년간 동결된 상황”이라며 “물가 인상률, 도서관 역할의 지속적 확장, 사서직 종사자 업무의 전문화와 업무량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사서 수당 인상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도서관은 이제 평생 학습을 제공하며 지식정보의 매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도서관 사서 등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와 충원이 필요하다”며 “국회 문체위 위원으로서 사서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보장하고, 전문가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