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5.31 총파업 대회] “윤석열 정권 끝장내야”
[금속노조 5.31 총파업 대회] “윤석열 정권 끝장내야”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5.31 16:13
  • 수정 2023.05.31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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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퇴진 5.31 총파업 대회’ 전국 12곳 동시 개최
주·야 4시간 이상 파업 참가 조합원 약 2만 명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노조파괴 분쇄! 윤석열 정권 퇴진!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금속노조가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5.31 전국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윤장혁, 금속노조)은 31일 오후 전국 12곳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위원장 지침에 따라 이날 주·야 4시간 이상 파업에 돌입했다. 일손을 놓은 조합원 수는 약 2만 명이다. 

금속노조가 이번 총파업을 통해 내건 대정부 요구는 △윤석열 정권 퇴진 △주 69시간제를 비롯한 노동개악 폐기 △전방위적 노조 탄압 중단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이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서울 총파업 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노동자들을 적폐로 규정하며 노조와 전쟁을 선포했다. 결국 양회동 열사를 우리 곁에서 빼앗아 갔다”며 “다음 칼날은 정권이 말하는 귀족노조 금속노조를 향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에 공격적 직장폐쇄를 감행하고 있다. 노조의 사내 활동에 광역수사대를 난입시키고 노조 간부들을 수갑 채워 연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장혁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과 민주노조는 양립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과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다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며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 금속노조는 7월 민주노총의 총파업으로 전진할 것이며 하반기 전체 민중의 대항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총력 투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대회사에 앞서 윤장혁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하청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고공농성하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강제연행된 일을 언급했다. 윤장혁 위원장은 “폭력 경찰이 고공농성하는 노동자를 곤봉으로 진압했다. 피 흘리는 노동자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의 마음으로 오늘 대회장에 섰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총파업 대회는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렸다. 이 자리엔 금속노조 수도권지부(인천·경기·서울·기아차·한국지엠·쌍용차·만도) 등 조합원 약 2,000명 참석했다.

ⓒ 금속노조
5.31 금속노조 총파업 대회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 조합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의 대회사 뒤로 투쟁사가 이어졌다. 설정석 금속노조 LG전자지회 지회장은 “(2020년)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젊은 여성노동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22년) LG전자 자회사 노동자는 일하다 사망했다. 최근에는 LG디스플레이 노동자가 회사의 갑질에 못 이겨 세상을 등졌다”며 “LG는 30년 넘도록 민주노조를 탄압했다. LG는 일방적인 탄력근로제를 지난해야 멈추고, 이젠 특별연장근로제를 가져와 개개인의 노동시간을 쥐어짜며 일을 시켰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주69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시간 개악을 하려고 한다. LG 노동자들도 이렇게 끌려가는 형국인데 중소기업, 비정규 노동자들은 어떻겠나. 윤석열 정권의 노동개악, 탄압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수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지난 25일 용산 대통령실과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 노동자들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노조법 2·3조 개정, 대법원 불법파견 조속 판결을 촉구하는 1박 2일 투쟁에 참가했다가 연행됐다”며 “당시 경찰도 우리의 대법원 앞 투쟁문화제와 1박 2일 노숙농성이 왜 불법인지 현장에서 답하지 못했다. 들리는 이야기는 오로지 윗선에서 불허한다는 거였다.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경고한다.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집회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윤석열 정권의 충견이 돼 노동자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낙인찍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 지부장은 “현 정세는 명분이나 결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싸워서 돌파해 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권력을 향유하면서 노조를 탄압하고 민생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퇴진시키겠다. 서울지부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 지부장은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일본 자본 덴소에 맞서 투쟁 중이다. 덴소는 노동자들과 맺은 고용안정협약서를 헌신짝처럼 버리며 공장 청산을 발표했다.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며 “일본 자본에 맞서 힘 없는 노동자들이 우리도 살게 해달라고 투쟁할 때 국가는, 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오히려 국가는 경찰을 동원해 사측의 생산설비 반출을 막는 노동자들을 패서 수십명을 병원에 보냈다. 노동자 때려잡는 반민중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퇴진시키자”고 말했다. 

홍진성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부장은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이 기아차지부를 관통하고 있다. 공안 정국하에 기아차 조합원을 구속시키고 단체협약을 바꾸라고 협박한다. 지난 26일에는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하느라 부재 중인 노조 사무실에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이 행정지도를 하겠다며 무단으로 들어왔다”며 “정권의 탄압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기아차지부는 파업 투쟁을 결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기아차지부에 행정지도 공문을 전달하겠다며 지부가 거부했는데도, 지부 사무실까지 들어갔다. 행정지도 공문엔 “(금속노조의 5.31 파업은) 정당한 파업이 아니므로 자제하라”, “강행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금속노조는 “노조 투쟁본부대표자회의(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 이번 총파업은 주69시간제 등 노동개악 저지, 노조법 2·3조 개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투쟁”이라며 “경찰이 캡사이신 분사, 강제 해산을 시도해도 금속노조는 전국에서 열리는 총파업대회를 끝까지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0일 윤희근 경찰청장은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서울 총파업 대회 마지막으로 금속노조는 경찰청 앞 펜스에 ‘윤석열 정권 퇴진’이라는 글자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했다. 이어 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세종대로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서울 총력 투쟁대회에 결합하기 위해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