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물량 떠넘기는 ‘겸배’ 제도...“개선안 마련하라”
집배원 물량 떠넘기는 ‘겸배’ 제도...“개선안 마련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6.02 17:15
  • 수정 2023.06.0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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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우체국본부,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투쟁선포 기자회견 열어... 오는 7월 상경 투쟁 예고
“지난 8월 노사 합의 이후 개선 대책 없어... 집배원 과로 유발하는 겸배는 폐지돼야”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지난해 8월 우정사업본부 노사는 TF를 운영해 겸배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하반기 중 개선안이 마련돼야 했다. 그러나 TF 논의가 길어지며 관련 조치가 나오지 않자, “겸배 문제 관련해 노사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지 1년이 다 돼 간다”며 “당장 합의 내용을 이행하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위원장 고광완)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겸배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겸배는 동료 집배원의 병가 등 결원이 발생한 경우 남은 집배원들이 물량을 대신 배달해 업무 공백을 메우는 것을 말한다.

그간 민주우체국본부는 겸배 제도로 인해 집배원들이 추가 업무에 따른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쉴 경우 동료 집배원에 업무가 전가된다는 부담이 커 쉽게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집배원의 평균 연차휴가 사용률은 36%로 드러난 바 있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고광완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열린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고광완 민주우체국본부 위원장은 “겸배는 집배원의 기본적인 쉴 권리를 침해한다. 이로 인해 집배원 사망 등 산재사고가 계속 발생해왔다”며 “잘못된 겸배 제도를 철회하고 올바른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버스 운전기사는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해야 한다. 집배원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맡은 구역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공공기관인 우체국 업무를 수행하는 집배원들이 안전할 권리를 국가는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민주우체국본부 기획국장은 “익숙하지 않은 구역을 겸배하면 헤매게 돼 급한 마음에 서두르게 된다. 그러면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실제로 다치는 집배원들도 상당히 많다”며 “집배원들이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아플 때 병원에 가고, 자녀 입학식 및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민주우체국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부 산하의 전 지부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다음 달 15일에는 전 조합원의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또 집배원 복지에 관한 법 제정을 추진하기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겸배폐지 노사합의 이행! 겸배 완전 철폐! 집배관 복지법 제정! 민주우체국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