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93명 생존권 직격탄” 서울백병원 폐원 강행할까
“직원 393명 생존권 직격탄” 서울백병원 폐원 강행할까
  • 강한님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3.06.19 18:01
  • 수정 2023.06.1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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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사회서 서울백병원 폐원 안건 논의 예정
폐원 저지 공대위 “안건 철회하고 민주적 논의기구 구성해 논의해야”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오는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이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 가운데 이를 저지할 목적의 공대위가 출범했다. 공대위는 서울백병원이 폐원하면 직원 393명의 거처가 불투명해지고, 서울 중구의 의료공백이 예견되는 만큼 폐원이 아닌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기구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과 너머서울, 정의당·진보당 서울시당 등은 19일 오후 1시 서울백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고 알렸다. 기자회견에서 공대위는 서울백병원에서 일하는 보건의료노동자들과 서울시, 중구, 지역 상인연합회,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논의 기구를 꾸려 서울백병원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자고 학교법원 인제학원에 요구했다.

1941년부터 82년간 운영된 서울 중구 유일의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은 경영난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처음 73억 원이라는 손실을 기록한 후엔 경영난 타계를 위한 TFT를 꾸려 병상 수·인력 등을 감축했다. TFT는 2022년 12월 경영컨설팅 전문업체인 ‘엘리오앤컴퍼니’에 경영자문을 의뢰했고, 업체는 서울백병원이 올해 기준 1,745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해 “해당 입지에서 더 이상의 의료 관련 사업은 모두 추진이 불가하며 의료기관 폐업 후 타 용도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는 서울백병원 폐원을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지난달 31일 결정했다. TFT의 결정에 구호석 서울백병원장도 “TFT 위원 과반수의 동의로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게 됐다”는 내용의 메일을 지난 2일 전직원에게 발송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서울 중구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의 건강·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며, 구성원들에게 수년 혹은 수십 년 일해온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게 되는 중대차한 사안”이라며 20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안건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서울백병원을 폐원하면 393명 직원의 고용과 생존권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그간 경영정상화를 위해 병상 축소, 인원 감축, 구조조정 등을 묵묵히 견디며 헌신해온 직원을 토사구팽하는 처지”라며 “또한 서울백병원 폐원은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을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한 사회적 공익은 내팽개친 채 건물을 매각하거나, 수익용 건물로 변경해 개발 잇속을 챙기려는 속내 외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동민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 지부장은 “서울백병원은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지역사회 건강을 지켜왔다. 경영의 잣대로 폭력적인 폐원을 결정한다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며 “서울백병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진하는 일이 이사진과 경영진의 직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폐원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와 논의가 부재했다는 점도 문제시됐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서울백병원은 경영자문 결과와 폐원 안건 상정과 관련해 서울백병원지부와 교수협의회, 교수노조 등 구성원과 설명회나 협의를 하지 않았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서울백병원은 왜 폐원인지, 다른 방안은 없는지 노동자들과 단 한 차례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폐원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뿐 아니라) 중구청도 공문을 보내 폐원을 만류하고 있는 만큼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폐원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병원이 일방적으로 구성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폐원을 지속 추진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공대위와 보건의료노조가 힘 있게 진행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발언했다.

이명자 서울백병원지부 부지부장도 “20년 전 입사한 서울백병원은 나의 자랑거리였지만, 지금은 걱정거리가 됐다. 병원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력을 줄이기 시작해 동료 간호사들과 웃으며 함께 했던 일은 나 혼자 하게 됐다”면서도, “그럼에도 한 사람이 두 사람의 일을 하며 역할을 해냈다. 그런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폐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통보였다. 컨설팅 자료조차 보여주지 못할 만큼 떳떳하지 못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백병원 구성원들과 공대위는 폐원 저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예정이다. 조영규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 회장은 “갑자기 들려온 폐원 소식에 환자들에게 영향이 갈까 속으로 끙끙댔을 직원들의 상한 마음을 안아주고 싶다. 어떻게든 그들의 직장과 생계를 지켜주고 싶다”며 “이사회 결정까지 하루가 남았다. 전 직원이 합심해 대응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0일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 안건 목록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삭제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기자회견을 마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김동민 지부장 등은 서울백병원 상임이사를 면담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서울백병원 이용자가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서울백병원 이용자가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김동민 서울백병원지부 지부장이 서울백병원 폐원(안) 안건을 떼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김동민 서울백병원지부 지부장이 서울백병원 폐원(안) 안건을 떼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동민 서울백병원지부 지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동민 서울백병원지부 지부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장소 뒷편으로 119 차량에 환자가 호송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장소 뒷편으로 119 차량에 환자가 호송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백병원 이용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장소를 지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백병원 이용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장소를 지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로비를 지나 복귀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로비를 지나 복귀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서울백병원 이용자가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앞에서 열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서울백병원 이용자가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