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쟁의에 대리점 계약해지? “쿠팡 규탄” 택배노조 삭발
노조 쟁의에 대리점 계약해지? “쿠팡 규탄” 택배노조 삭발
  • 임혜진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3.07.07 18:04
  • 수정 2023.07.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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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부터 쿠팡택배분당지회, 프레시백 일부 수거 거부 쟁의행위 돌입
CLS “쟁의로 인한 업무 차질은 대리점 책임··· 계약 해지 등 조처할 수도”
택배노조 경기지부 “대리점 계약해지는 조합원 집단해고 의미”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 장소 주변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 장소 주변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택배노조 경기지부 쿠팡택배분당지회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프레시백 물량 일부 수거를 거부하는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이하 CLS)는 쟁의 중인 택배노동자들과 직접 계약한 대리점에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계약 불이행”이라며 “대리점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에 택배노조 경기지부(지부장 원영부)는 7일 서울 강남구 CLS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점 계약해지는 조합원을 집단해고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원청 CLS의 갑질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택배노조 경기지부의 이경자 사무국장, 오정숙 기획국장, 김순재 사무차장은 CLS를 규탄하며 삭발했다.

택배노조는 “100~200원의 프레시백 수거 단가가 너무 낮다”며 “노동강도에 맞게 단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CLS에 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CLS는 택배노동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는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다. 

이에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 이후 지난 6월 19일부터 쿠팡택배분당지회 조합원들은 누가 배송했는지에 관계없이 프레시백 수거를 해왔던 업무를 거부하고, 자신이 배송했던 프레시백만 수거하는 방식으로 쟁의행위를 하고 있다.

이에 해당 조합원들이 소속된 대리점은 “노조 쟁의행위로 인해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며 “노조 요청을 수렴하는 등 업무 협조를 요청한다”는 공문을 CLS에 보냈다.

CLS는 대리점의 업무 요청에 대해 “권한 밖”이라는 입장이다. “대리점과 노동조합과의 관계는 대리점의 책임과 권한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프레시백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중대한 계약 위반사항”이라며 “고객의 피해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계약 해지 등 계약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CLS-대리점 간 계약서에는 프레시백 수거 업무 수행률 등을 미충족할 시 계약 해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CLS가 분당의 한 대리점을 운영 중인 업체에 보낸 공문을 통해 밝혀졌다. 택배노조 경기지부에 따르면 그간 CLS는 쿠팡택배분당지회 쟁의행위가 시작된 이후 해당 업체에 총 6차례 ‘계약 위반 시정 요청’ 공문을 보내며 일관된 입장을 내놓았다.

택배노조 경기지부는 “CLS의 대리점 계약해지는 조합원 집단해고를 강행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 택배노조는 프레시백 수거 제도 개선 등을 위해 CLS에 교섭을 요구해왔으나, 이를 거부한 CLS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다.

택배노조 경기지부는 “원청 CLS의 대리점 계약 해지가 이뤄진다면 대리점과 계약한 택배노동자들은 해고가 두려워 향후 쟁의행위를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계약 해지를 막기 위해 택배노조 경기지부는 투쟁 태세를 갖추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택배노조 경기지부는 삭발식을 한 후, 대형 얼음 위에 ‘대리점 계약해지 및 조합원 집단해고’가 적힌 팻말을 놓고 얼음을 깨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CLS 측은 “택배노조는 그동안 폭력을 행사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형사고소된 상태”라면서 “택배노조가 어린이집 앞에서 원색적인 단어로 근거 없이 회사를 비난하며 소음을 유발하고, 혈서 등 극단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CLS는 택배기사의 계약 해지에 관여할 수 없으며, 프레시백 미회수로 인한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 해당 대리점에 수차례 개선을 요청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을 마친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을 마친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을 마친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을 마친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에 참가한 택배노조 조합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 기자회견’에 참가한 택배노조 조합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본사 앞에서 열린 ‘쿠팡CLS의 대리점 갑질계약 해지 통보 규탄 집단 삭발식’을 마친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얼음에 ‘coupang CLS 생물법위반 불법해고 클렌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이고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