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정치 중단하라” 성남시의료원 ‘고사 정책’ 의혹
“증오 정치 중단하라” 성남시의료원 ‘고사 정책’ 의혹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7.20 13:52
  • 수정 2023.07.20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남시의료원 위탁 운영 반대·운영 정상화 촉구하는
야당 국회의원 및 5개 정당 공동 기자회견 진행
20일 오전 9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의료원 위탁 운영 반대·운영 정상화 야당 국회의원 및 정당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신상진 성남시장이) 성남시의료원의 원장 채용을 방기하고, 의료진 채용을 방치하고 있다”며 “종합병원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고사 정책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는 비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 성남시의료원 위탁 운영 반대·운영 정상화 시민공대위 등은 20일 오전 9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시의료원에 대한 인력 충원과 예산 지원을 성남시에 촉구했다. 시민공대위에는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와 성남시의료원지부, 정의당성남시의원회, 노동당경기도당, 경기녹색당 등 16개 정당 및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들의 주민발의조례운동으로 건립된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은 지난해부터 민간 위탁과 관련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신상진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해왔다. 신상진 시장의 취임 이후 지난해 9월엔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인 정용한 의원이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임의 조항을 “의료법인이나 비영리 법인에 위탁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으로 바꾸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가 심사 보류되기도 했다.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신상진 시장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은 올해 토론회와 여론조사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운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검토한 뒤 저렴하면서 대학병원급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안에 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 문제를 결론 짓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성남시의료원이 민간에 위탁돼야 할 이유로 성남시는 경영 악화를 손꼽고 있다. 야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2020년 7월 개원한 성남시의료원은 운영 체계를 갖추기 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돼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진료과 외 부분을 축소 또는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영 악화는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고, 성남시가 운영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손실보상금이나 회복기 지원금으로 공익적 적자를 지원해야 한다. 위탁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진의 근무 환경을 조성하면 성남시의료원은 전국 최고의 공공병원이 될 수 있다”며 “공공의료 철학과 경영 능력이 있는 원장 채용과 의료진 충원, 성남시와 국가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하다. 신상진 시장은 증오 정치를 중단하고 성남시의료원 정상화에 나서라”라고 밝혔다. 

신상진 시장이 운영 정상화를 방치한단 주장도 나왔다. 509병상을 가진 성남시의료원은 현재 의사직 정원 99명 중 59명이 근무해 결원율이 43%에 이른다. 성남시의료원 원장도 지난해 10월 말 사직해 9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민간위탁을 고집하는 신상진 시장이 성남시의료원의 경영·진료 공백을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진 않은지 우려스럽다”며 “또 다른 감염병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신상진 시장은 취임 1년 내내 성남시의료원의 원장과 의사 채용을 방치하며 성남시의 공공의료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공공의료와 보건의료노동자 인력 확충 없이는 붕괴 위기에 놓인 현행 의료 체계를 지키기 어렵다. 예산을 적시에 배치해 국민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는 정책을 추진하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동자들도 성남시의료원의 민간 위탁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보탰다. 백소영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은 “성남시의료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과 500병상 수준을 가진 공공병원으로 취약계층과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면서도, “신상진 시장은 그 취지와 역사를 전면 무시하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역할한 후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성남시의료원을 토사구팽하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의 의료진과 직원들은 운영 정상화를 통해 시민 건강권을 지키길 희망하고 있다. 그 희망에 화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경운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 성남시의료원지부 부지부장도 “민간 위탁이라는 말로 병원을 흔들어 의사와 환자가 없는 병원으로 만든 신상진 시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성남시의료원을 이용하는 환자들께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드는 것으로 책임져 달라”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