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사회복지사업에 입·퇴사 반복하는 사회복지사들
단기 사회복지사업에 입·퇴사 반복하는 사회복지사들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8.11 13:51
  • 수정 2023.08.11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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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노인 일자리·학교사회복지 등 사업 실시되고 있지만
사업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들은 1년 단위로 계약···“고용불안 계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매년 실시되는 일부 사회복지사업들이 단기적인 예산 책정으로 운영돼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박일규), 남인순·고영인·서영석·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기윤·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비정규직 사회복지사 현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사회복지사의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학교사회복지사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들 사업은 해마다 예산의 편성·집행이 새롭게 이뤄져 사업을 담당하는 일부 사회복지사들은 1년 단위 계약을 갱신하는 상황이다. 이에 사업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담당 인력의 고용도 안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4년부터 보건복지부가 실시 중인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은 노년기에도 경제활동 참여를 희망하거나 사회활동 욕구가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공익활동, 일자리, 재능 나눔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자체가 직접 사업 수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대한노인회, 노인복지센터, 지역문화원, 사회적 협동조합 등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 등 사업이 기관 고유의 역할과 일치해 가장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수행기관이다. 토론회에서 신우철 고양시니어클럽 관장은 불안정한 예산 편성 등 정책에 따라 사업량이 늘어날수록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 수가 더 많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2023년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량(어르신의 사업 참여 인원)이 500명 미만인 경우 평균 직원 수가 정규직 5.6명, 비정규직 2.7명이다. 사업량이 3,000명 이상인 경우 정규직 7명, 비정규직 26.7명으로 나타났다. 신우철 관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무 내용이 양, 난이도 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현재 고용 구조는 기형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학교사회복지사업은 심리적·사회적 문제 등을 겪는 학생들이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 잠재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 안에서 교사 및 또래 친구와 협력, 가정·지역사회와 연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1993년 은평종합사회복지관의 학교사회복지활동을 시작으로 1990년대 중반 교육부 및 일부 교육청의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현재는 일부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주관해 학교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9년차 학교사회복지사 권수민 씨는 학교사회복지사업이 한시적 사업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1년짜리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학교에서 생겼을 때 ‘이 아이를 내가 언제까지 만나야 할까’, ‘아이의 학부모님과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어느 지역 기관은 어디까지 연계를 해놓아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심리적으로 힘들 때 담임교사가 해당 학생만 신경 쓰다 보면 다른 학생들의 교육을 놓칠 수 있다. 모든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려면 학생·교사·학부모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학교사회복지사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관련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승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이사 겸 노무법인 터전 경기지사 대표노무사는 “비정규직 사회복지사들은 매년 공개채용을 통해 재입사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근속연수가 단절된다”며 “경력이 인정되는 임금 제도 마련을 위한 정부의 연구용역 및 예산 지원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올해 말까지 사회복지사의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를 총 5번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임금’, 이번에는 ‘비정규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다음에는 ‘공공기관’, ‘소규모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노동환경을 다루고 마지막에는 그간 논의된 내용을 ‘종합’하는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창승 노무법인 터전 대표노무사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창승 노무법인 터전 대표노무사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공정한 노동현장을 위한 릴레이 기획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