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재단·광주시로”···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84일 파업 중단
“공은 재단·광주시로”···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84일 파업 중단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9.07 17:37
  • 수정 2023.09.0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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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진료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
진료 정상화·공익적 운영 위해 성실 교섭하라”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가 6일 오후 1시 30분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정상화를 위한 쟁의행위 잠정중단 및 업무복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노동자들이 6일 오후 2시 84일 동안의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노동자들은 “진료를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이제 공은 빛고을의료재단과 광주시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비상대책위원장 박가연)에 조직된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6월 15일부터 광주시에서 광주시립정신병원을 수탁 받아 운영하는 빛고을의료재단에 △점심시간에 피케팅을 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등 노동조합 탄압을 중단하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일방적으로 강행한 연봉제를 호봉제로 원상회복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광주시에는 △민간의료재단의 반공익적 운영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공공병원 운영 상황과 3년간 코로나19가 지속된 상황, 정신병원 운영기준이 변경돼 병상 축소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 등을 고려해 공익적 적자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파업 중에 빛고을의료재단은 노동자들에 해고자 복직과 단체교섭 재개, 노동조합 탄압 중단, 성과급제 도입 중단 등을 약속했다. 광주시도 광주시립병원의 공익적 적자 보전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노동조건 저하와 노동조합 탄압, 부당노동행위는 허용될 수 없으며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밝혔다.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노동자들은 업무에 복귀해 빛고을의료재단과 교섭을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는 6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노동조합의 총파업 투쟁으로 부당해고된 조합원들이 복직했다. 보름 동안 진행됐던 집단단식으로 끊겼던 전기와 물이 나오고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 대한 차량 통제가 풀리고 셔틀버스 탑승도 가능하게 됐다”며 “비상식적인 상황들이 원상회복되는 데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현실이 지금도 씁쓸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의 혈세로 지은 공공병원이 민간의료재단의 손에 넘어가 사유화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을 통해 우리는 목격했다”며 “다행히 광주시가 공익 적자에 대한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빛고을의료재단이 얘기하는 구조적 적자에 대한 해법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자 보건의료노조도 7일 성명을 통해 “빛고을의료재단은 광주시가 광주시립병원의 공익적 적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한 만큼 일방적으로 개악한 취업규칙과 임금체계를 원상회복하고, 공공병원의 공익적 운영에 필요한 단체협약 합의를 위한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한다”며 “광주시도 빛고을의료재단이 직원들의 고용과 임금, 노동조건과 복지를 보장하는지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