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개입” 한국노총에 여·야 반응 엇갈려
“총선 개입” 한국노총에 여·야 반응 엇갈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9.15 13:18
  • 수정 2023.09.15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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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막가파식 협박, 노동단체 본질 망각”
민주당 노동위 “노동자 정치 참여는 당연한 권리”
13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의 하반기 투쟁계획, 조직혁신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13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의 하반기 투쟁계획, 조직혁신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한국노총이 하반기 투쟁계획·조직혁신안을 발표하며 내년 총선 개입을 시사하자 여야의 반응이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노동단체의 본질을 망각했다”며 날을 세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 정치 참여는 당연한 권리”라며 환영했다.

앞선 13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어 내년 총선과 관련한 방향성을 언급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총선방침이 정해지겠지만, 개인적으로 기본 입장은 이번 총선에선 박빙의 선거구에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살펴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결집해 선거 결과를 뒤바꿈으로써 한국노총의 영향력이 실재한다는 점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의 입장에 국민의힘은 14일 ‘한국노총의 총선개입 겁박, 노동단체의 본질을 망각한 안타까운 처사’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 개입해 힘을 과시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시도 때도 없이 ‘대통령 퇴진 요구’라는 정치적 구호를 내걸며 시위를 하더니, 내년 총선의 지지율 박빙 지역에서 한국노총이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둥 막가파식 협박이라도 하는 모양새”라며 “총선 박빙 지역에서 영향력을 입증하겠다 엄포는 선거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 요인이자 정치개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애당초 노동단체라는 본질을 벗어난 활동한 지 오래라고 하지만, 이토록 막무가내식 반정부 정치세력이 되어 선거까지 개입하겠다며 당당하게 선포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기가 찰 뿐”이라며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노사 함께하는 일자리를 위한 상생의 길을 부디 찾길 바란다”고도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논평에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가 15일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의 ‘총선 경합 지역구 적극 개입’ 발언을 적극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대응했다. “노동자 정치 참여는 시민인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서구 선진국에서 오랜 세월 정착되어 온 정치사의 큰 흐름”이라는 게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의 입장이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는 국민의힘에 “김 위원장은 ‘어떤 후보를 당선시킬 것인지’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간 추진해 온 반노동정책에 제 발 저려 ‘(한국노총이) 자신들의 지지 정당이 당선될 수 있도록’으로 스스로 해석했다”며 “한국노총이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도 인지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진정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분노가 걱정된다면 자신들의 반대로 환노위에 계류 중인 수많은 노동존중 법안들부터 돌아보기 바란다”며 “노조법 2·3조 개정에 동의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대선과 총선 등 선거를 앞두고 정책요구안과 지지정당을 발표하는 등의 대응을 해 왔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민주당과 노동존중실천단 국회의원 후보 위촉식을 진행하고 위촉된 66명의 후보 당선을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17대 대선에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고, 이어 진행된 18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