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출마 포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출마 포기”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10.25 16:12
  • 수정 2023.10.25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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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과 사무총장 구성에 엄청난 비토 확인,
합의 이르지 못했다···혼선에 무거운 책임 느껴”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 총파업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2023 보건의료노조 산별 총파업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직선 제4기 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나순자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나순자 위원장은 25일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최종 결심했다”는 취지의 글을 보건의료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보냈다. “중간 지대에 있는 의견그룹 모두가 한마음으로 후보조를 구성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수석과 사무총장 구성에 있어 상호 엄청난 비토를 확인하게 됐”으며, “민주노총의 진정한 혁신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의 작은 차이와 상호 비판적 관계를 넘어 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오전 9시부터 오는 26일 오후 6시까지 직선 제4기 임원선거 후보등록 기간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이 동반출마해 선거운동 과정을 거쳐 조합원 직접선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이 당선된 8기 선거 때부터 직선제를 시행했다. 집행부 임기는 3년이다.

이런 가운데 나순자 위원장은 “30주년을 앞둔 민주노총은 몸집은 커졌지만 기존 관성 속에 변화가 지체되고 있다. 통합적 리더십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조직적 단결이 약화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민주노총은 엄청난 원심력이 작용하면서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는 문제의식에 출마를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정 의견그룹(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나순자 위원장은 “중간 영역에 있는 의견그룹”과 출마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나순자 위원장은 “민주노총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치방침과 총선방침에 반대하는 모임과 한국노동운동의 미래는 산별운동 활성화에 있다고 믿으며 산별운동의 전략과제를 논의해 온 산별운동연구모임, 민주노총 2기 집행부 중심의 사회공공성포럼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민주노총 임원 선거 대응 흐름과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갈등은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총장 구성 등에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나순자 위원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출마 결심과 후보조 구성, 후보조 조정 과정을 함께하면서 느꼈던 그 벽을 넘기가 어려웠다”며 “대중조직에서 대중운동만 해온 나로서는 의견그룹과 논의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위수사 후보 구성 논의가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 없이 긴박하게 진행되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혼선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위원장 후보로 추대된 내가 가장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나순자 위원장은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는 총파업 투쟁본부로만 왜소화된 총연맹의 역할을 다중복합 위기시대와 같이 변화된 정세에 걸맞게 내부 혁신을 통해 민주노총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120만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순자 위원장과 의지를 모았던 평등의길과 사회공공성포럼 등이 후보조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민주노총 선거도 2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전국회의 쪽에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위원장 후보로, 이태환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본부장이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결집 쪽에선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한 후보조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