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보수·처우개선” 외친 공무원 노동자들
“정당한 보수·처우개선” 외친 공무원 노동자들
  • 김온새봄 기자,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11.29 09:03
  • 수정 2023.11.29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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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공노총 공동 주최 공무원 노동자대회 열려
하위직 보수 인상, 수당 현실화, 처우개선 등 정부에 촉구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노총이 2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생존권 보장 촉구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참여와혁신 김온새봄 기자 osbkim@laborplus.co.kr 

대통령실 앞에 모인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공무원들이 보수 인상과 수당 현실화,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전국공무원노조)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2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생존권 보장 촉구 공무원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공무원 노동자대회에서 공무원들은 △공무원보수위원회 권고 사항(5급 이상 2.3%, 6급 이하 3.1% 보수 인상) 이행 △7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 보수 추가 인상 △시간외수당·직급보조비·정액급식비(식대)·선거사무수당 등 각종 수당 현실화 △악성 민원, 소방공무원 인력 동원 문제 등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국회에서 선거사무수당이 추가로 인상돼) 통과되더라도 정부가 불용 처분을 하면 결국 무용지물이 된다”며 대통령실 앞에서 대회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전호일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상반기에 60조의 세금이 덜 걷혀 예산이 없다고 한다. 왜 우리와 국민들이 희생해야 하나”며 “부자 감세한 정부와 사내유보금을 쌓아 둔 재벌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양 노조의 요구가 “청년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게 해 달라는 당연하고 마땅한 요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공노총 시군구연맹 아산시청공무원노동조합의 여형준 사무국장, 이경수 홍보부장, 최보미 재정부장, 박상순 재정부 차장은 ‘공주석 시군구연맹 위원장과 아산시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이순신 장군을 찾아 상소한다’는 콘셉트로 공무원의 처지를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상소문을 읽는 퍼포먼스에서는 공무원의 보수·수당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하위직 공무원의 보수·수당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최보미 아산시청공무원노조 재정부장은 “선거사무에 대한 수당은 투표사무원을 기준으로 13만 원이다. 이를 시간급으로 계산하면 9,290원”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아산시청공무원노조 홍보부장도 “공무원들이 받는 정액급식비 14만 원을 근무 일수로 나누면 한 끼에 6,451원 꼴”이라며 구내식당이 없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악성 민원 역시 공무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문제로 꼽혔다. 김태용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경북소방지부 지부장 직무대행은 “응급 환자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지킨 구급대원이 악성 민원으로 징계를 받는 일까지 발생한다”며 “소방·구급대가 각종 축제와 행사에 동원돼 심정지, 외상환자, 다수 사망자 발생 등 긴급한 현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이성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제9대 본부장 당선자는 낮은 보수 인상률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을 말했다. 그는 “최근 딸의 용돈을 물가상승률에 맞춰 통 크게 올려 줬다”며 “그 용돈의 출처인 제 월급은 언제쯤이나 돼야 통 크게 오를 수 있겠느냐”며 “정부는 대기업에는 세금을 감면해 주면서 공무원에게는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정섭 공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정부에서 마음대로 보수 인상률 2.5%를 일괄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정섭 수석부위원장은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보수 인상 권고 외에 추가로 합의했던) 하위직 공무원 처우개선 협의회 구성과 초과근무(수당) 현실화를 위한 협의회 구성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알렸다. 

대회는 이상준 공노총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 청년국장과 길지수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중구지부 청년위원장이 함께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공무원도 노동을 제공해 임금을 받는 노동자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다. 더 이상의 공짜 노동은 없다”며 “120만 공무원도 국민으로서 선거에 참여하는 주권자다. 주권자의 권리로 공무원에게 일방적 희생만을 요구하는 모든 정치권력에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