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순수성과 비판 정신은 아직도 살아있다”
“청년의 순수성과 비판 정신은 아직도 살아있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5.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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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특성 살리면서 변화된 사회 속 역할도 함께 찾아야
한국대학생총연합회 대변인 유병문(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역사 진보의 중요한 순간마다 최선두에서 사회의 발전을 이끌었던 청년학생운동이 최근 침체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의 학생운동이 과거에 비해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각 학교에서 비상학생총회가 성사되고 교육개혁 투쟁에 많은 학우들이 동참하는 것이나 지난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들을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던 수많은 대학생들을 보면 단순하게 침체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대학생의 젊음이라는 특성과 그에 기반한 사회참여는 계속되고 있는데 그 계기와 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학생운동이 여러 방면으로 혁신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는 게 정확한 지적이라고 본다."

 

- 학생운동 혁신을 모색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딱 한가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은 변화된 시대상황과 대중들의 생활방식 속에서 학생운동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민중들, 학우들과 ‘심장 박동수’를 맞추는 일이다. 이번 일본 망언만 보더라도 그 방식의 정당함을 떠나서 성난 민중들은 극단의 방법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하지만 이를 더 큰 힘으로 만들어야 하는 학생운동은 조금은 무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최근 학생들의 탈정치화, 개인화 경향이 큰데, 총학생회장 활동을 하면서 이런 점을 실감하는지?


"학생들이 탈정치화되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사회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이면 정치와 동떨어진 삶을 살 수는 없다. 다만 기존의 학생회와 정치권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탈정치라는 단어로 표현됐다고 본다. 


캠퍼스에서의 개인화 경향은 학내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 배타적인 경향으로 나타난다. 도서관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문제나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단체들의 행사에 대해서 많은 학생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운동, 각 부문별 운동이 자기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학생운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학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생운동은 이러한 대학을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은 젊기 때문에 새 것에 민감하고 낡은 것, 올바르지 못한 것에 저항하는 정의감을 가지고 있다. 


학생운동의 변하지 않는 역할이라면 이런 젊음의 특징답게 때로는 활기차고 역동적 모습으로, 때로는 도전적인 모습으로 여러 시도와 실천들을 펼치면서 진보의 중요한 순간에 선두에 나서는 것이라 생각한다."

 

- 학생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학생들은 아직 경제적으로나 생활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좀 더 열린 사고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이런 현실적 조건 때문에 사회를 관념적으로 이해하는 문제도 있다. 민중의 처지와 조건을 좀 더 잘 알기 위해 농활이나 공활 등 사회와 민중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대중과 떨어진 운동은 운동일 수 없다. 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학생운동 활성화와 혁신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