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2차 하청업체’ 노동자도 ‘불법파견’?
현대자동차 ‘2차 하청업체’ 노동자도 ‘불법파견’?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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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제기
2월 13일 판결까지 연좌 농성 돌입
1월 29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결과가 2월 6일과 13일 나온다. 여기에는 2차 하청노동자의 불법파견 여부도 포함돼있어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현제, 이하 지회)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2월 6일, 13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지위확인 선고! 사내하도급제 폐지를 위한 올바른 판결 촉구한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회는 1차 하청노동자뿐만 아니라 2차 하청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도 원청인 ‘현대자동차’라고 주장했다. 모두 현대자동차의 지시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2016년 4월에서 10월에 걸쳐 지회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1차 하청노동자와 2차 하청노동자 128명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지회가 제기한 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2건으로 병합돼 2월 6일과 13일 각각 선고될 예정이다.

여기서 1차 하청노동자는 원청인 현대자동차와 도급계약을 맺은 1차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다. 2차 하청노동자는 현대자동차와 도급계약을 맺은 현대글로비스(자동차 및 부품 물류관리), 현대모비스(자동차 부품생산) 등과 다시 하도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다.

도급계약은 도급인(일을 시킨 쪽)이 요청한 특정 업무를 수급인(일을 하기로 한 쪽)이 하는 대신 약정된 보상을 지불하는 계약이다. 여기서 수급인이 제3자에게 업무를 다시 넘기는 경우를 하도급 계약이라고 한다.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할 수 없다. 

소송을 제기한 하청노동자 128명은 수출 선적이나 차량 완성 시 운송 등 ‘간접공정’에 속해있다. 김현식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소송을 제기한 2차 하청노동자들은 현대글로비스 공장에도 가본 적이 없다. 단지 계약관계만 글로비스에 속해있다”며, “현대글로비스에서 따로 관리감독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현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현대글로비스가 도급을 맡기 전에는 현장 노동자들은 출입증으로 공장에 출입했다”며, “현대글로비스가 들어온 이후 현장은 바뀌지 않았지만, 출입증만 공무직으로 바뀌었다.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불법파견 소지를 회피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입증의 기능과 똑같은 ‘공무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현대글로비스가 도급업무를 맡게 된 이후 기존 ‘출입증’이 ‘공무증’으로 이름만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지난 판결은 지회에 유리하다.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2차 하청노동자를 포함한 하청노동자 1,179명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동일하게 간접공정을 다룬 사건이었다. 이어 2017년 2월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항소심 결과도 동일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3년째 계류 중이다.

지회는 “2014년 서울중앙지법과 2017년 서울고등법원은 2차 하청노동자도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사실이 있다. 현대자동차 생산현장 내 하청제도는 자동차 1대를 생산하더라도 원청인 현대자동차의 지배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2차 하청노동자의 불법파견 문제를 ‘현대자동차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다’, ‘개인의 판결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성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은 “2004년 불법파견 비정규직 철폐투쟁 이후 벌써 16년이다. 2017년 2월 고등법원에서 승소했지만 항고하여 3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라며, “울산, 전주, 아산, 남양 어느 곳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 되지 않았다. 법원과 검찰, 노동부가 도와서 시간을 끄는 동안 현대자동차는 계속해서 범죄를 은폐하고, 특별채용이라는 꼼수를 부려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갈라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회는 기자회견 이후부터 선고 기일인 2월 13일까지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연좌 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기자회견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