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와 교섭 결렬 ... 문중원 투쟁은 장기화
마사회와 교섭 결렬 ... 문중원 투쟁은 장기화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1.31 15:38
  • 수정 2020.01.31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일 민주노총 열사대책위와 한국마사회 집중교섭 결렬
2017년 마필관리사 관련 합의사항 이행에서 입장 차
'문중원을 살려내라' 몸자보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문중원을 살려내라' 몸자보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30일 민주노총 열사대책위원회(위원장 김명환, 이하 열사대책위)와 한국마사회의 집중교섭이 결렬됐다. 집중교섭은 지난 1월 13일부터 계속됐다.

교섭 주요 내용은 ▲문중원 열사 죽음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반복된 죽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유족에 대한 사과 및 자녀 등 유족 위로 보상 등이었다.

18일 동안의 집중 교섭이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2017년 마필관리사 관련 합의사항 이행에서 입장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7년 합의사항은 이번 교섭에서 ‘반복된 죽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과 중요하게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2017년 합의사항의 주요 골자는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고용안정·노조활동 보장 등이었다. 다단계하도급 구조에서 생겨난 갑질 문제와 생계 문제를 지적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마필관리사와 기수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난 데에 대한 대책이었다.

현재 마사회의 입장은 법적 책임이 확인되지 않는 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유족보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故문중원 기수의 유서에 등장한 갑질 당사자(마사회 간부)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와야 법적 책임을 질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교섭의 성과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마사회가 제도개선을 위해 ▲경쟁성 완화 ▲차별 금지 ▲건강권 보장 ▲표준기승계약서 작성 ▲기수면허갱신제도 보완 ▲조교사 개업 심사 ▲기수적정생계비 보장 등의 안을 내놓는 진전이 있었다.

마사회 故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교섭은 양측 교섭대표 필요시 재개하기로 했다”며 “한국마사회가 변화 진전된 입장을 내놓기 전에는 교섭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열사대책위와 시민대책위는 교섭 결렬 이후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마사회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문중원 기수 투쟁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현재 문중원 기수가 마사회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64일째이다. 고인의 유족과 고인이 조합활동을 했던 공공운수노조는 죽음의 진상규명과 마사회 운영 구조개선 등을 요구하며 46일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