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현대자동차 결국 조업 중단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현대자동차 결국 조업 중단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2.04 16:32
  • 수정 2020.02.05 0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속노조, “부품, 자재 생산공정 일부라도 국내로 돌려야”
현대차, “협력업체에게 강요할 수 없어”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 참여와혁신DB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 참여와혁신DB

중국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동차 생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4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조업 중단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조업 중단의 원인은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라는 부품의 공급 차질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의 각 부품마다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상호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부품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가 아닌 중국에서 생산된 와이어링 하네스를 조달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31일 중국 중앙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춘제(중국의 설날) 연휴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현지 공장의 생산 중단 기간이 더 늘어난 것이다. 부품 공장의 생산은 2월 10일에 이르러서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3일부터 조업 중단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춘제 연휴를 대비해 약 5일 분의 물량을 비축해뒀지만, 갑작스러운 휴무 연장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수)는 노사협의에 따라 ▲조업 중단 기간 동안 평균 임금 70% 지급 ▲자재 수급 상황 고려해 사업부별 휴업 ▲생산 기술, 품질 등 간접부분 정상근무 등에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합의를 통해 현재 조업이 중단된 현대자동차 공정은 제네시스 차량과 투싼 등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이다. 5일에는 울산1공장, 11일에는 전주-아산 공장까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철 현대자동차 책임매니저는 “공장가동 재개 시점은 오는 2월 11일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 조업재개를 시작으로, 2월 12일 나머지 공장에서 순차적으로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전경. ⓒ 참여와혁신DB

한편, 금속노조는 4일 '공장이전 바이러스가 생산 중단 사태를 일으켰다'라는 논평을 통해 “신종 전염병 질환의 확산으로 인한 부품 수급의 불발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번 자동차 산업 생산 중단 사태는 무분별하게 생산공정을 해외로 이전한 결과”라며, “부품, 자재에 대한 생산을 일부라도 국내로 돌리지 않으면 국민경제의 큰 축인 제조업은 반복해서 조업 중단 사태를 겪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될 지는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 장기적으로 생산을 멈춰야 하는 극단적인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경영진이 천재지변에 대비, 부품 수급망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공장 생산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에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경신과 유라코퍼레이션, THN 등 부품업체는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현대·기아차의 중국 진출에 함께한 업체다. 이에 대해 박영철 책임매니저는 “협력업체에게 현대자동차가 강요할 수 없다. 협력업체가 국내 인건비가 너무 비싼 탓에 해외에서 국내로 부품을 납품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완성차업체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도 부품 수급문제로 4일부터 12일까지 조업 중단에 들어간다. 반면,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는 “생산량을 줄이는 형식으로 이번 주에는 대응을 할 것이다. 조업 중단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