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존중 사회 ‘후퇴’, 양대노총 공동투쟁 나서나
노동존중 사회 ‘후퇴’, 양대노총 공동투쟁 나서나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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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김명환 첫 공식 만남 … “갈수록 후퇴하는 文정부 노동정책” 비판
양대노총, ‘연대와 공조’ 입장 확인… 19일에 두 위원장 공동 기자회견 예정
10일 ‘한국노총 신임 지도부 민주노총 방문 양대노총 지도부 상견례 및 주요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10일 ‘한국노총 신임 지도부 민주노총 방문 양대노총 지도부 상견례 및 주요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양대노총이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같이 하면서 연대와 공조를 해나간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10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한국노총 지도부는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공식 방문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를 만나 ‘양대노총 지도부 상견례 및 주요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대노총의 만남은 지난달 28일 임기를 시작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는 상견례 자리이기도 했지만, 양대노총 대표자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 정책이 후퇴했다는 입장을 한 데 모으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시간 단축이 문재인 대통령의 작위적 판단 하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별연장근로 확대시행 등 정부 임의대로 노동시간 단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촛불 이후 정책협약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사회 건설이라는 국정목표를 의지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 현실에서 노동정책이 후퇴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대노총 공식 방문은 지금까지 세 번

그동안 역대 양대노총 대표자와 지도부는 주요 노동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상대 노총에 공식적으로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양대노총 대표자가 상대 노총에 공식 방문한 횟수는 총 세 번이다.

먼저, 지난 2018년 1월 12일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상견례 겸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주영 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양대노총은 ▲휴일연장근로 수당 중복할증 ▲노동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긴급한 노동현안에 대해 연대하고 공조해 나간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같은 해 11월 9일에는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이었던 김주영 위원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했다. 당시는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출범을 약 보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대노총은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당시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조건을 전달했으며, 반대로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에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과 조건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ILO 기본협약 비준 ▲국민연금 개혁 ▲탄련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개악 저지 관련 현안에 대해 양대노총이 지속적인 연대와 공조를 함께하기로 했다.

2018년 한 해에 공식 방문이 두 차례나 이어졌던 것과 달리 2019년에는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양대노총은 ILO 기본협약 비준 정부입법안 반대, 2020년 최저임금 결정 절차 이의제기 등 노동현안에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경사노위 출범 이후 경사노위가 노동현안의 주무대가 되면서 양대노총의 공식 방문과 주요현안 간담회는 뜸해졌다. 게다가 탄력근로제 합의를 둘러싸고 민주노총이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내자, 한국노총은 김주영 위원장이 직접 나서 민주노총을 저격하는 등 양대노총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또한 2019년은 노정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해이기도 하다.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였지만 주52시간 상한제 도입, ILO 기본협약 비준 과정에서 노정관계는 점점 악화됐다.

민주노총과의 노정관계는 2018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이은 2019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로 빨간불이 켜졌으며, 한국노총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맺어 표면적으로 ‘정책연대’를 유지해왔으나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높아지자 정부에 정책협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10일 열린 ‘양대노총 지도부 상견례 및 주요현안 간담회’는 양대노총이 약 1년 3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같이하면서 ‘연대와 공조’ 입장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별연장근로 확대시행’
공동투쟁 강화한다

10일 양대노총은 언론에 공개한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주52시간 상한제 도입 이후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에 맞서 공동투쟁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할 것을 밝혔으며, 양대노총은 이에 반발하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시행규직 취소소송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재난, 재해 등 비상상황에만 허용해왔지만, 고용노동부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업무량 급증과 같은 ‘경영상의 사유’에 대해서도 인가를 내주기로 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양대노총은 해당 개정안이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기존 법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쟁점이 되고 있는 주 최대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시켜서 장시간 노동체제를 존속시키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 등 노동시간 개악과 최저임금 차별적용 등 제도개악에 맞서 공동투쟁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양대노총은 오는 19일 특별연장근로취소소송 양대노총 기자회견을 양대노총 위원장 참석 하에 공동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 사회 최대 화두인 불평등 양극화 해소, 급속한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불안정노동의 확산,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며 “향후 양대노총 지도부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한 공조확대와 한국노총 인선 등이 마무리 되는대로 실무담당자들이 만나 구체적 현안 대응과 공동투쟁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