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또다시 ‘구조조정 그림자’…노조, 10일 서울 상경 투쟁
STX조선 또다시 ‘구조조정 그림자’…노조, 10일 서울 상경 투쟁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6.08 18:37
  • 수정 2020.06.08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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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 “고정비 절감에 인적 구조조정 따른다” 우려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촉구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는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산업은행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는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산업은행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

순환무급휴직 연장에 반발해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오는 10일 서울 상경 투쟁에 나선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는 8일 노조 확대간부회의에서 무기한 전면파업을 이어가기로 한 데 이어 오는 10일에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STX조선해양 정상화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상경 투쟁을 벌일 것을 확정했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이자 채권단 대표다.

8일 STX조선해양지회는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STX조선 정상화를 외면하고 있다”며 “9일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 기자회견과 10일 산업은행 본점 앞 상경 투쟁 등을 시작으로 숫자놀음으로 노동자 구조조정을 좌우하는 산업은행 대응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순환무급휴직 연장과 함께 고정비 절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지회는 “최근 산업은행은 STX조선 무급휴직 연장을 이야기하며 1,100억 원의 고정비 절감이 필요하고, 그중 700억 원의 고정비 절감이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같은 고정비 절감에는 인적 구조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저 정도 규모의 고정비를 절감하려면 인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힘들다”며 “2년 전 무급휴직에 들어가기 전 노동자들에게 요구되었던 인적 구조조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자율협약 체결 및 회생절차 과정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으로 총 네 차례의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2년 말 3,488명이었던 정규직 노동자는 2018년 1월 1,042명으로 감소했다.

STX조선해양지회는 “남은 노동자들은 무급휴직을 감내하며 인적 구조조정을 막아왔다”며 혹시 있을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노조는 오는 10일 산업은행 본점 앞 서울 상경 투쟁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며 투쟁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순환무급휴직은 2018년 4월에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내용이며 산업은행이 채권자이기는 하나, (순환무급휴직 연장, 고정비 절감 등과 관련해) 이를 요구하거나 지시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STX조선해양지회는 9일 산업은행 창원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후 경남도청 앞 현수막 선전전을 이어간다. 오는 12일에는 창원시정에서 경남도청까지 삼보일배로 행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