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하소연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하소연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0.11.06 14:45
  • 수정 2020.11.06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 최저입찰제 폐지로 현금수송업 노동자 처우개선 요구
한국금융안전지부·브링스코리아노조 “관리감독 위해 금융감독원이 나서야”
11월 6일 오전 10시 30분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가 금융감독원 정문 앞에서 '금융권 최저입찰제 폐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현금수송 노동자들이 최저입찰제 폐지를 위해 금융감독원 앞으로 모였다. 11월 6일 오전 10시 30분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는 금융감독원 정문 앞에서 ‘금융권 최저입찰제 폐지’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이 감독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금융안전지부(위원장 이동훈, 이하 한국금융안전지부), 전국관광·서비스연맹 브링스코리아노동조합(위원장 조승원, 이하 브링스코리아노조)으로 구성돼 있다.

11월 6일 오전 10시 30분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의 '금융권 최저입찰제 폐지' 결의대회에서 이동훈 한국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현금수송 노동자들은 한국은행에서 나오는 현금을 은행지점으로 운반한다. 현금 보유한도를 넘어선 은행의 돈을 재운반하기도 한다. 현금수송업무는 본래 은행의 업무였으나, 규제 완화와 함께 점차 외주화됐다.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현금수송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이들은 “시중 은행과 현금수송 업체 간의 계약 조건에 따라 정작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휴게시간도 없이 점심식사도 거른 채 업무를 해야 하는 날이 다반사”라며 “업체 간 과당경쟁을 부추기는 최저입찰제가 가장 큰 문제다. 수십 년간 시중 은행들은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정작 현금수송업체에는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훈 한국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은 “우리는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금융감독원과 은행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단결된 모습으로 그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승원 브링스코리아노조 위원장도 “현금수송을 해 온 우리 노동자의 처우에 대해 모른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최저입찰제 폐지를 위해 끝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11월 6일 오전 10시 30분 현금수송노동조합협의회가 금융감독원 정문 앞에서 '금융권 최저입찰제 폐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실제로 10월 23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호송경비회사의 약 80% 이상에 해당하는 직원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상황이다. 몇 개 되지 않는 수송업체 간 과당경쟁을 하고, 최저가 입찰제가 유지된다”라며 “위탁사에 대한 운영과 예방대책이 잘 세워질 수 있도록 살펴보고, 특히 호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들의 최저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주문한 바 있다.

당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수요가 자꾸 줄어들고 말씀하신대로 경쟁이 심화하는 부분이 있어서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거라고 보는데, 저희가 살펴보고 의원실로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장용호 한국금융안전지부 수석부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현장업무에 바쁜 와중에 오늘 우리가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현금수송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님께 알리기 위함”이라며 “금융권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열악한 현금수송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