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약국 생활③] 서비스직에게 필요한 건강상담
[슬기로운 약국 생활③] 서비스직에게 필요한 건강상담
  • 이동희 기자,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4.30 00:00
  • 수정 2021.04.30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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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참여와혁신>은 ‘약국 문턱 낮추기’ 시리즈 연재를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장소가 약국이고, 단골 약국을 만들어 약사와 일상적인 건강 상담을 해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제는 실전이다. 직장인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증상을 가지고 약국에 방문했을 때 약사와 주고받는 건강상담은 어떤 내용인지 약사에게 물었다. 그리고 이를 약사와의 대화 방식으로 정리했다. 여기에 실생활에 도움되는 유익한 건강 정보는 덤이다.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 사무직, 생산직,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차례로 약국을 방문한다. 이름하여 ‘슬기로운 약국 생활’이다.

 

마트 캐셔로 일하는 박혜숙 씨(50)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느라 다리가 늘 퉁퉁 붓고 무겁다. 계산할 때 생수, 세제 등 무거운 상품을 들어야 할 일이 많아 팔도 성할 날이 없다. 때문에 혜숙 씨는 일할 때 쓸 파스와 진통제를 항상 구비해놓는다.

어디 이뿐인가. 어쩌다 진상 손님, 갑질 손님을 상대하는 날에는 스트레스 수치가 머리끝까지 올라간다. 최근에는 피로감과 수면 장애, 안면 홍조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옆자리 동료에게 토로했더니 ‘갱년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갱년기인가? 안 그래도 파스랑 진통제 사러 가야 하는데 약국 가서 물어봐야겠다.” 혜숙 씨는 자주 가는 단골 약국으로 향했다. 파스와 진통제를 매일 같이 구매하면서 자주 가게 된 약국이다. 단골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오늘도 약사가 혜숙 씨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 안녕하세요. 어머, 오랜만에 오셨네요.

▷ 잘 지냈어요? 그동안 온라인 상담만 하고 약국은 통 못 왔네.

▶ 하하, 그러게요. 온라인 상담도 좋지만 이렇게 직접 얼굴 보면서 안부 나누는 것도 좋죠.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오늘도 파스랑 진통제 사러 오신 거예요?

▷ 그렇지, 뭐. 늘 사는 파스랑 진통제 같은 거로 하나씩 줘요.

▶ 진통제 복용은 좀 줄이셔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매번 말씀드리지만,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 기능에 무리를 줄 수 있어서요.

▷ 에이, 진통제 좀 먹는다고 간이 망가지나?

▶ 그렇게 생각하시고 습관적으로 드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약에는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다는 걸 잊으시면 안 돼요. 일 때문에 힘드셔서 드시는 건 알지만 진통제는 정말 힘들 때, 진짜 필요할 때만 드시기로 하고, 복용 빈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오늘은 파스만 드리고, 진통제 대신에 드실 수 있는 신경 비타민, 근육통하고 만성 통증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 토코페롤을 같이 드릴게요.

▷ 아유, 진통제 없으면 힘든데….

▶ 아니면 정맥 순환 도와주는 의약품으로 드릴 수도 있어요. 자연 상태의 적포도잎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한 천연 식물성 치료제인데, 이것도 많이 추천하는 약이에요. 프랑스 농부들이 매일 서서 일하는 데도 다리가 붓거나 하지 않아서 왜 그런가 봤더니 적포도잎으로 우려낸 물로 만든 습포를 다리에 수시로 붙이고 있었대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들었다는데, 손님도 매일 서서 일하시니까 도움이 될 거예요.

▷ 그런 게 있어요? 한 번 줘 봐요. 근데 다리는 그거 먹어도 팔 아픈 건 어떡하나.

▶ 저번에 사 가신 손목 보호대 꼭 차시고요, 일할 때만 사용하시지 말고 평소에도 사용하시면 좋아요. 팔은 신경통 완화할 수 있는 신경비타민을 추천해드릴게요. 신경비타민은 신경계에 작용해서 손상된 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근육 주변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피로물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줘요. 쉽게 말해 근육의 피로 회복을 돕는 거죠. 이번에는 추천해드린 거 드셔보시고, 크게 효과를 모르시겠다 하시면 다음에 오실 때 이야기해주세요.

▷ 또, 물어볼 거 있었는데 뭐였더라…. 내가 요즘 깜빡깜빡해. 맞다! 요즘 계속 피곤하고 잠도 설치고 그래서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얘기하니까 갱년기라 그러더라고요.

▶ 안 그래도 요즘 갱년기 물어보는 손님들이 많아요. 일단 월경 주기랑 월경 양으로 자가진단해 보셔야 해요. 안면 홍조, 빈맥, 발한과 같은 급성 여성 호르몬 결핍 증상이나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있는지도 확인해보셔야 하고요. 수면 장애도 증상 중 하나고요. 갱년기와 더불어 흔히 찾아오는 증상이 우울증인데, 우울하다고 집안에서만 있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시며 햇볕도 쬐고, 재충전하시는 게 좋아요.

▷ 어째 점점 몸이 성한 데가 없는 것 같아요.

▶ 건강 챙기셔야죠. 지금 중년 여성들이 조심해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골다공증이에요. 여성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인데, 예방을 위해서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가 포함된 미네랄제를 드셔야 하고요.

▷ 일단 오늘은 팔다리 아픈 것만 파스랑 약 받아서 살게요. 좋은 얘기 많이 해줬는데 돌아서면 또 까먹을 것 같네.

▶ 오늘 상담한 거 잊어버리셨거나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약국 SNS나 복약상담 앱에 남겨주세요. 제가 확인하면 바로 답변해드릴게요. 평소에도 잘 이용하시니까 사용 방법은 잘 아시죠?

▷ 참, 지난번에 약사님이 온라인 상담에서 추천해준 영양제, 남편이 잘 먹고 있어요. 남편이 당뇨약을 먹고 있어서 영양제 하나도 아무거나 못 먹어요.

▶ 네, 앱에서 설명해 드렸듯이 당뇨약을 장기간 복용하실 경우에는 처방의약품이 몸에 필요한 영양소인 ‘비타민B군’과 ‘코엔자임Q10’을 고갈시킬 수 있어요. 두 가지 영양제 모두 챙겨 드시면 좋죠.

▷ 어유, 그래요. 내가 또 바쁜 사람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네. 갈게요. 고마워요.

▶ 아니에요, 제 일인데요, 뭘. 조심해서 가세요.

박혜숙 씨의 슬기로운 약국 생활 후기

10년 넘게 가는 단골 약국이에요. 처음에는 약국에서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 원래는 저랑 남편이 같이 챙겨 먹는 영양제만 10개 가까이 됐는데, 약사님 상담 통해서 먹는 약 가지 수도 많이 줄였죠. 약사님 말로는 많이 먹는 것보다 나에게 맞고 필요한 걸 먹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도움이 됐죠. 어떨 때는 살 거 없어도 들려서 궁금한 거 물어보기도 하고요. 근데 매번 궁금한 거 생길 때마다 갈 수는 없고, 손님 많을 땐 계속 붙잡아 둘 수가 없어서 복약상담 앱에 궁금한 거 남기면 답변해줘서 그런 게 편해요. 근데 가끔 한가할 때는 정말 인사하고 약사님하고 수다만 떨고 나올 때도 있어요. 10년 넘게 봤더니 그 정도로 편해진 거죠. 다른 것도 좋지만 늘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고 딸처럼 잔소리해줘서 좋아요. 바쁘게 살다 보면 건강 챙기기 힘든데 건강해지려면 도움 되는 잔소리는 듣고 살아야죠.

슬기로운 약사의 건강상담 후기

약국에 가서 약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어도 약사가 귀찮아하는 게 아닐까 하고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는데, 바쁜 건 사실이지만 귀찮지 않습니다. 물론, 약사도 사람인지라 온종일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을 대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궁금한 점을 듣고 답해드리는 것은 약사 역할 중 하나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약사가 가장 보람 있어 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손님이 추천받은 약이 효과가 좋다며 다시 사러 오실 때니까요. 만약에 정말 바빠서 상담이 여의치 않거나 할 때는 복용상담 앱 등을 통해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니까 언제든지 물어봐주세요. 약국은 언제나 열려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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