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민주노총, “구속 수사 부당해… 10월 총파업 매진”
‘일촉즉발’ 민주노총, “구속 수사 부당해… 10월 총파업 매진”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8.18 15:18
  • 수정 2021.08.1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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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위원장, “민주노총 10월 하반기 총파업 준비 예정대로 진행”
경찰, 민주노총 방문해 ‘구속영장 집행’ 시도했으나 무산… “다시 시도하겠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민주노총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민주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민주노총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민주노총

7.3 전국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집행 시도가 18일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양경수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불출석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이뤄질 모든 사법절차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은 18일 오전 민주노총 출입기자단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이후 입장과 민주노총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법 위반사항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무조건 구속 수사하겠다는 건 불합리하다”며 경찰의 구속 시도를 비판하고, 오는 10월 총파업 준비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하반기 총파업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95년 민주노총을 만든 이래 사회를 바꾸고 현장을 바꾸려 했던 노동자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이번 총파업 투쟁은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 있고, 96-97 노개투 이후 가장 위력적인 총파업 투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경수 위원장은 7.3 전국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받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지난 11일에는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양경수 위원장은 “법원에 출석하여 구속영장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당장 노동자들이 받는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더욱 절박하다”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다.[▶관련 기사: 민주노총, “구속 위한 영장실질심사 출석하지 않겠다”]

민주노총이 예고한 하반기 총파업 날짜는 오는 10월 20일으로, 민주노총은 이달 23일 제73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2021년 총파업 투쟁 결의의 건’을 안건으로 올리고 하반기 총파업 날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총파업 의제는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 재난시기 해고금지! 고용위기 기간산업 국유화! ▲소득감소-생계대책, 국가가 책임져라! 재난생계소득 지급! ▲불평등, 세상을 바꾸자! 비정규직 철폐! 부동산 투기소득 환수! ▲노동기본권, 모든 노동자에게 보장하라! 노동법 저면개정! ▲기본생활권 쟁취하자! 국방예산 삭감! 주택-교육-의료-돌봄 무상! 등 5개 의제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법절차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부와의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신변 문제를 판단할 의사가 있다”며 정부 태도 변화에 따라 사법절차에 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의 신변 문제와 하반기 총파업 여부에만 집중해서는 노동자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노동자들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대화할 용의가 있고,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 밖에서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경찰은 양경수 위원장이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민주노총에 구속영장 집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민주노총은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건물 밖에서 민주노총 측과 30분가량 대치하다가 철수했다.

경찰 역시 구속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경찰 측과 민주노총 측의 대치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구체적인 시기를 확정할 순 없지만, 구속영장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머물며 10월 총파업을 준비하고 이후 상황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