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떤 위스키를 선택할 것인가?
[기고] 어떤 위스키를 선택할 것인가?
  • 참여와혁신
  • 승인 2022.09.08 14:29
  • 수정 2022.09.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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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6·25 전쟁은 대한민국의 그라운드 제로였지만, 우리는 타고난 부지런함과 뜨거운 교육열로 경제부흥을 이루어 왔다. 그 가운데 88 서울 올림픽은 우리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국명을 자랑스럽게 부르며, 국격을 확인하는 최초의 이벤트였지 않았나 한다.

또 다른 의미를 찾자면 서울 올림픽은 위스키의 개항기와 다름없는 사건이었다. 국제적 행사를 위해 각종 수입 규제들이 완화되었고, 해외여행 자유화에 따라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들의 무용담이 서서히 퍼져 나갔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소수의 위스키만 수입 및 판매되어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어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스키를 선택할 때 제한적 기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위스키는 다양한 채널의 주류 시장 속에서 수많은 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이제는 위스키에 있어, 선택을 당하는 시대를 넘어 본인의 기호에 맞게 스스로 위스키를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당연히 관심을 갖고 많이 알아야 한다.

몇 년 숙성하였는가? 굉장히 심플한 우리의 위스키 선택 기준이다. 하지만 연산으로만 위스키를 논한다면 이제는 소위 ‘꼰대’로 분류되기 십상이다. 생산 방법에 따라, 생산 국가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며 용량 역시 위스키를 접하는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위스키 트렌드에 맞추어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블렌디드’ 위스키와 ‘싱글몰트’ 위스키를 정확히 구분해 보자.

우리가 흔히 만나기 쉬운 위스키인 ‘발렌타인’, ‘조니워커’, ‘시바스 리갈’ 등은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이며, 가장 특징적인 요소는 위스키의 기본 재료인 보리 외에 다양한 곡물들을 혼합하여 최적의 맛을 표현하는 위스키이다. 이때 그 캐릭터를 특화시키고, 균질한 위스키를 생산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인을 ‘마스터 블렌더(Master Blender)라고 부른다. ‘신은 물을 만들었고, 사람은 그 물을 갖고 술을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듯 어떤 사람이 위스키를 만드냐에 따라 블렌디드 위스키도 그 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 즉 블렌디드 위스키는 사람의 역작이다.

‘사람’이 빚어 그 특색이 잘 나타나는 위스키가 블렌디드 위스키라면, 싱글몰트 위스키는 좀 더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위스키라고 할 수 있다. 블렌디드와는 다르게 싱글몰트는 여타의 곡류 위스키 원액을 혼합하지 않고 오로지 발아된 보리만을 갖고 증류한 위스키이다. 그래서인지 어떠한 토양과 기후의 물과 보리인지가 관건이고, 이로 인한 저마다의 독특한 색채가 도드라진 위스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개성의 확실한 표현’은 싱글몰트 위스키의 핵심이다.

이제는 우리도 위스키를 선택하자. 오늘 밤에 거장의 지휘자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를 느끼고 싶다면 블렌디드 위스키를, 하나의 악기로 압도하는 독주회를 감상하고 싶다면 싱글몰트 위스키가 선택지다. 제발, 몇 살 먹은 위스키냐 라고만 묻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