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알아 두면 좋을 위스키 상식
[기고] 알아 두면 좋을 위스키 상식
  • 참여와혁신
  • 승인 2022.11.02 18:19
  • 수정 2022.11.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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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물은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위스키를 첨가해야 한다.”

세계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은 그야말로 위스키 애호가였다. 전쟁 중에도 위스키를 챙길 만큼의 주당이었던 그는 ‘위스키에 물을 타서 마신다’는 개념을 넘어서 ‘물에 위스키를 타서 먹겠다’며 호기를 부렸다. 뭐가 됐든 위스키와 물의 만남이 위스키의 풍기를 일깨운다는 기본적 측면에서 보면, 윈스턴 처칠은 위스키를 올바르게 마셨던 사람이다.

그렇다면 테이스팅 방법을 넘어 위스키에 관한 여러 상식을 알고 마시면, 위스키 술자리에서 대접받을 수 있지 않을까? 간단한 퀴즈 하나로 위스키 상식을 더 이야기해보자.

“나는 오늘 ‘발렌타인 17년산’ 위스키를 구매하여 13년을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진열장에 보관한 뒤, ‘발렌타인 30년산’으로 만들어 미래의 예비 사위와 마실 것이다!”

맞는 말일까? 위스키의 올바른 상식으로 이 문장을 해석하면 최소한 세 가지는 잘못됐고, 하나는 맞았다.

우선 우리는 습관적으로 ‘OO년산’으로 숙성연도를 구분하지만, 좀 더 엄밀히 이야기하면 OO년산(年産)은 OO년도(年度)에 생산(生産)되었다는 뜻이다. 아마도 와인을 구분하는 방법인 ‘빈티지(포도의 수확기)와 혼용되어 사용되었지 않았나 하는데, ‘1970년산 와인’이란 말은 이에 정확한 표현이다.

반면 위스키의 숙성 연도 숫자는 그 위스키에 들어간 원액의 최소 연도의 표기다. 가령 발렌타인에 들어가는 원액들이 모두 최소 17년을 충족하였다면 ‘발렌타인 17년’으로 표기할 수 있다. ‘발렌타인 17년산’이 아니다. 물론 토씨 하나에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지만 위스키 기본 상식을 이해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두 번째 오류는 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위스키를 보관하는 것이다. 위스키는 알코올 함량이 높은 주종이어서 미생물의 생존이 불가능해 이론상으로는 영원히 보관해서 먹을 수 있다. 그래서 ‘Timeless’라는 영원의 가치는 위스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하지만 위스키도 강한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시키면 변색되고 맛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든 위스키이든 오랫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면 장시간의 자외선은 좋지 않다. 제발 좋은 위스키를 볕이 잘 드는 곳에 놓지 말자.

마지막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발렌타인 17년을 30년으로 만들기 위해 13년을 기다리는 ‘인내’다. 이 인내는 ‘허송세월’이다. 위스키를 빛내는 숙성의 마술은 오로지 ‘오크통’에서만 일어난다. 발렌타인 17년 위스키는 위에서 서술했듯 최소 17년 숙성 조건으로 만들어진 맛, 향, 빛이 병에 들어가면서 나이듦을 멈춘다. 13년을 더 기다려 30년 위스키를 만들겠다면 위스키는 그대로이고 사람만 13년만큼 더 늙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퀴즈에서 맞는 말은? 시간을 초월하기에 한참 어린 예비 사위와의 공감을 원한다면, 위스키는 좋은 선택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