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소탕단’ 전국 누비며···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금속 소탕단’ 전국 누비며···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10.05 04:20
  • 수정 2022.10.05 0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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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소탕단 2주차 첫째날
‘한국지엠비정규직 투쟁 문화제’ 개최
“노조법 2·3조 개정에 힘 보태 달라”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2022년 불법파견·손배가압류 금속노조 소탕단’ 이동 차량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불법파견·손배가압류 금속노조 소탕단이 인천 갈산역사거리에 4일 저녁 모였다. 인근 한국지엠부평공장과 부평주안산업단지 노동자들의 퇴근길엔 “노조법 2·3조 개정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속노조 소탕단은 ‘한국지엠비정규직 투쟁 문화제’를 이날 오후 6시 인천 갈산역사거리에서 시작했다. 소탕단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근로계약상 사장(하청) 너머 ‘진짜사장’(원청)까지 사용자성을 확대하는 노조법 2조 개정,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면책 범위를 확대하는 노조법 3조 개정(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알리며 전국을 돌고 있다. 

1주차(9/27~30일)에 이어 2주차(10/4~7일)까지 총 8일간 일정을 계획한 소탕단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필요한 대우조선해양,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천막농성장, 기아자동차화성공장, 현대중공업, 현대제철당진공장 등 각 지역 현장을 돌며 기자회견, 문화제, 항의행동, 시민홍보 등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금속노조 소탕단이 4일 저녁 인천 갈산역 사거리에서  ‘한국지엠비정규직 투쟁 문화제’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이날 문화제에서 김경학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한국지엠은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런데도 사내하청 노동자들 중 임의로 직접공정·1차하청·재직자에 해당하는 260명만 지난 5월 1일부로 발탁채용하는 안을 통보했다”며 “이 기만적인 안이 잘못됐다고 거부한 17명(조합원 15명+비조합원 2명)은 해고됐다. 한국지엠은 아직도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 등이 한국지엠의 불법파견으로 인정한 사내하청 노동자는 1,700여 명이다. 

김영윤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노동안전부장은 “올해 3~4월 원청과 교섭하며 원청은 발탁채용안을 제시해 노조를 분열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지금 노조가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자고 공문을 보내면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한국지엠 직원이 아니라서 교섭할 수 없다는 답장이 온다. 원청이 필요할 땐 교섭을 하고, 노조가 교섭을 요청하면 나 몰라라 하는 것이다. 이는 노조법 2조 개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지엠 부평2공장의 오는 11월 가동 중단이 예고된 가운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가 하청업체에만 맡겨져 있는 문제도 나왔다.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가 지난 9월 6일 부평2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가장 시급한 현장 문제로 고용불안을 꼽았고, 회사의 대책은 56%가 없다고 답했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던 말리부는 지난 9월 생산을 멈췄고, 트랙스는 오는 11월 말까지 생산된다. 

한국지엠 사외협력 부품사 노동자들도 고용불안을 겪긴 마찬가지다. 부평2공장에만 납품해온 SHCP지회 채규전 조합원은 “부평2공장 폐쇄로 인해서 인천지역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일해온 공장들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 공장도 부평2공장에 전량을 납품하고 있는데 10월부터 전체 조합원 휴업이다. 지금 진행 중인 교섭에서 회사는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하는데, 교섭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속노조 소탕단이 4일 저녁 인천 갈산역 사거리에서  ‘한국지엠비정규직 투쟁 문화제’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소탕단 단장 김동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47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들의 투쟁 이후 노란봉투법 제정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한국지엠은 물론이고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고통받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조법 2·3조를 올해 안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인천 시민 여러분도 노조법 2·3조 개정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 달라”고 이야기했다. 김동성 부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출신이기도 하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진짜 문제는 불법이 명백해도 불법파견이 해결되지 않는 사회 구조에 있다. 검찰, 법원, 고용노동부가 불법을 눈감아 주는 현실에서 정규직화 쟁취만이 아니라 아니라 비정규직 전체의 투쟁을 위해 우리가 한발 더 나아갔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소탕단은 5일 ‘한국지엠부평공장 앞 출근 선전전-잠실 쿠팡 농성장 연대 방문-삼성역 자동차판매연대 농성장까지 행진-자동차판매연대 투쟁 승리 문화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6일엔 ‘자동차판매연대 오토웨이 타워 앞 출근 선전전-노조법2·3조 개정 반대 전경련 규탄 금속노조 결의대회-국회 앞 선전 캠페인-노조법 2·3조 개정 민주노총 결의대회-불법파견 판결지연 규탄 대법원 앞 투쟁문화제’를 이어간다. 마지막 날인 7일엔 대법원 앞 출근 선전전 이후 해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