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지지 마요!”···‘시급 400원 인상’ 될 때까지 두드린다
“덕성여대 지지 마요!”···‘시급 400원 인상’ 될 때까지 두드린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12.07 19:57
  • 수정 2022.12.07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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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22번째 결의대회
“김건희 총장, 끝까지 버티면 될 거라는 생각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노동조합에서 11월 초 대표자 만남을 하자고 했는데, 분회 조합원 외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20일 가까이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것은 애초에 덕성여대가 우리를 만날 의지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박장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의 말에 한 청소노동자가 “다 뻥이야”라며 공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자대학교분회(분회장 윤경숙)가 시급 400원 인상과 휴게실 개선,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며 총장실 앞 무기한 철야농성을 시작한 지 65일째다.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집중 결의대회는 22번째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7일 오후 2시 30분 덕성여대에서 집중집회를 열고 덕성여대에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10년 넘게 서울에 있는 대학·빌딩 용역업체들과 집단교섭을 해왔다. 지난해 시작된 집단교섭 참여 사업장 13곳 중에선 덕성여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집단교섭의 공동 요구사항은 시급 400원 인상과 휴게실 개선, 샤워실 설치 등이다.

덕성여대 측은 덕성여대분회에 시급 400원을 인상하는 조건으로 향후 5년간 인원 12명(23%) 감축을 제안했고,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구조조정을 맞바꿀 수 없다며 반발했다. 갈등이 길어질 것을 고려한 덕성여대분회는 “현재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인 2023년까지 정년퇴직자 충원은 학교 재정상황을 고려해서 충원 여부를 협의하고, 노동조건이 악화되지 않은 선에서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덕성여대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에도 덕성여대는 노동조합의 총장실 항의방문으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받았다며 청소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노동자들이 덕성여대 이사회에 요구서한을 전달한 것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대회에서 윤경숙 덕성여대분회 분회장은 “학교 안에 펄럭이는 플랜카드가 100개가 넘는다. 그 이상의 마음이 우리 덕성여대에 모여지고 있다”며 “조합원들 매일 선전전 하고 철야농성 하느라 마음도 몸도 지치고 힘들지만 연대에 용기와 힘을 얻고 있다. 총장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우리와 면담도 안 하고 대꾸도 안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될 때까지 계속 두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의 내년 집단교섭 상견례가 열렸지만, 덕성여대가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라 어려움도 예상된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덕성여대분회의 투쟁을 “명운이 달린 일”이라 표현하는 이유다.

박진국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홍대, 숙대, 연대, 이대 400원 인상 다 해 줬다.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은 왜 이렇게 끈질기게 노동자들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내년 집단교섭을 이어가야 하는데 덕성여대가 발꼬리를 잡고 있다. 서울지부는 이제 덕성여대를 상대로 싸울 수밖에 없다. 집단교섭 사업장들의 투쟁에 한 사람도 도태되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묘순 인덕대분회 분회장도 “김건희 총장은 끝까지 버티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우리는 총장님보다 더 많이 살아서 오기가 더 많다”며 “새해 복은 남한테 잘해야 받는다. 총장님은 이렇게 하면 못 받는다. 우리 노동자들 눈물 콧물 빠지게 하지 말고, 새해 오기 전에 해결해 달라”고 발언했다.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플랫폼c에서 활동하는 김지혜 씨는 “400원을 받기 위해 우리가 왜 이렇게 오래 싸워야 하나. 총장이 파업 이후에 학교도 잘 안 나온다고 들었다. 총장이 할 일은 학내의 이런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휴게실 하나, 샤워실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냐. 덕성여대분회의 투쟁은 정당하고 덕성여대분회의 승리가 우리 모두의 승리”라고 밝혔다.

박인희 덕성여대 학생도 “처음 덕성여대분회의 집회에 참여할 때까지만 해도 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었는데 어느덧 목도리를 하고 있다. 날씨도 변화를 거듭하는데 김건희 총장님의 불통은 여전한 것 같다”며 “총장님은 학생과 노동자를, 학생과 학생을 갈라치기에 급급하다. 갈등 조장에만 급급하고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총장이라면 지금 총장님을 지지하는 학생들에게도 언젠간 외면당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선 ‘길가는 밴드’의 장현호 씨가 ‘지지 마요’를 부르고,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쓴 김성만 씨가 ‘쇳밥’을 부르는 등 여러 문화·예술 노동자가 함께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후에는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등을 쓴 조한진희 씨가 노동자들과 총장실 앞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서 윤경숙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자대학교 민주동산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집단교섭 투쟁 결의대회'에서 윤경숙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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