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후퇴해도 우리는 앞으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3/8 파업
“세상이 후퇴해도 우리는 앞으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3/8 파업
  • 천재율 기자,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3.02 17:50
  • 수정 2023.03.02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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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 여성의 날 ‘여성파업’ 예고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오는 3월 8일 115차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에게 시급 400원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인다. 이들은 3월 8일 진행되는 파업을 ‘여성파업’이라 말하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반여성적 발언과 청소노동 등 육체노동을 비하하고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노조혐오 발언을 일삼는 현 정부 아래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이 여성으로서, 비정규 노동자로서 대학과 부조리한 세상의 차별과 모욕에 맞서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3월 8일 파업을 위해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 학생들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시급 400원 인상! 최저임금 30% 인상!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이하 여성파업준비위)’를 꾸리고 2일 오후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파업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여성파업준비위에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조직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를 비롯해 한국여성노동자회,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학생사회주의자연대 등 12개 단체가 참여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성파업준비위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4일부터 시급 400원 인상을 요구하며 대학본부 점거농성과 전면파업, 집회시위 등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시급 400원 인상 요구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액 44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이 요구를 위해 지금까지도 학내 투쟁을 하고 있다”고 파업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러한 저임금은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뿐 아니라 한국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여성노동자가 앞장서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총파업에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시급 400원 인상 투쟁부터 최저임금 30% 인상 투쟁까지 노동자들의 힘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수 덕성여대분회 부분회장은 “우리는 3월 8일 여성파업에 동참한다. 오전에는 불평등한 강의실을 거부하고 청소노동자 투쟁에 함께하는 학생들과 ‘성평등 강의실’을 함께하고, 오후에는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 모여 함께 외치고 행진한다”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의 여성파업과 더불어 같은 날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은 구조적인 저임금 문제를 제기하며 최저임금 30% 인상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우리 여성노동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떻게 함께 싸워나갈 것인지 지켜보고 함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시민,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조한진희 다른몸들 대표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시급 400원 인상, 휴게실 개선 요구를 걸고 싸운 지 1년이 돼 간다. 총장실 앞에서 농성도 하고, 파업도 했지만 진짜 사장 학교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며 “청소노동자는 대표적으로 성별화된 직종으로 주로 50-60대 중고령 여성으로 구성돼 있으며 성차별, 연령차별, 학력차별, 고용차별, 직업차별 등이 작동하는 복합차별 현실에 놓여 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역사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 여성의 이름으로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역사적 투쟁에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하자"고 발언했다.

명숙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집행위원도 “덕성여대 김건희 총장은 돈이 없어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을 못 올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을 외면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파업은 노동을 멈출 뿐 아니라 여성을 착취하는 체제를 멈추는 것이기도 하다. 속도와 이윤이 가리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노동의 가치를 보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사회주의자연대에서 활동하는 조형우 씨도 “지금의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문제가 어떻게 덕성만의 문제겠나. 날이 멀다 하고 등장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각종 성폭력과 혐오 범죄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가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과 여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3월 8일 학생들도 강의실이 아니라 거리로 나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과 여성파업준비위는 3월 8일 여성 노동자들에게 배우는 ‘성평등 강의실’과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대회를 덕성여대에서 진행한 뒤 민주노총 여성의 날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열린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여성파업과 3.8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