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나이스, 일방적 지분 매각 안 돼... 노조와 협의하라”
“청호나이스, 일방적 지분 매각 안 돼... 노조와 협의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12.08 20:43
  • 수정 2022.12.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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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통신노조 “대주주 지분 변경으로 사업 변화하면 구조조정 추진될 수도...
지분 매각 과정에서 고용 유지 관련해 노동자들과 협의해야”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청호나이스의 노동자 배제, 일방적 매각 진행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청호나이스의 노동자 배제, 일방적 매각 진행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청호나이스가 미국 정수기 업체 컬리건의 투자 유치를 위해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고 알려지자, 노동자들이 “지분 매각으로 대주주가 변경되면 사업이 바뀔 수 있고, 청호나이스 제품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어 “매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고용 유지·승계에 대해 노동자와 협의해야 한다”고 사측에 촉구했다.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현철, 이하 가전통신노조)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청호나이스 지분 매각에 대한 움직임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가전통신노조는 “만약 대주주 지분이 바뀌면서 일부 사업의 변화가 생기면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다”며 “청호나이스는 지분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청호나이스·컬리건 3자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강조했다. 청호나이스는 “회사 지분 매각은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현철 가전통신노조 위원장은 “청호나이스는 창립 이후 임직원 및 자회사 관련 노동자들의 헌신과 희생, 고객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다. 주주만의 노력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며 “기업의 운명을 주주 뜻대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 지분 매각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노조와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청호나이스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 소속의 청호나이스 제품 설치·수리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언제든지 원청인 청호나이스가 자회사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어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청호나이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이들은 “청호나이스가 나이스엔지니어링을 포함한 자회사 관련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자와 협의 없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노동자들은 더 큰 고용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달오 가전통신노조 청호나이스지부 비상대책위원은 “지분 매각 등 투자 유치를 통해 회사 상황이 어떤 식으로 변해도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최우선으로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정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 겸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홈플러스 등 서비스 사업장에서 대주주 지분 변화로 구조조정이 시행된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면서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지분 매각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다. 나이스엔지니어링의 진짜 사장 청호나이스는 당장 노조와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가전통신노조는 “이번 기자회견 이후 청호나이스가 어떤 반응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사측이 외면하지 않도록 노조는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