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라는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대유에이피
노사라는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대유에이피
  • 참여와혁신
  • 승인 2022.12.23 18:17
  • 수정 2022.12.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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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기업 대유에이피
대유에이피 완주 공장 내부 모습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노사 한마음, 위기를 기회로

2021년 매출액 1,800억 원,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동차 부품기업. 자동차 핸들이 주요 생산품인 대유에이피의 현재 수식어이다. 위기 없이 탄탄대로를 달려왔던 것은 아니다. 2016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해 있던 공장을 지금 자리 잡고 있는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옮기면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아주 먼 거리고 이동하니 직원들의 이동이 문제였다. 주요 생산품이었던 자동차 핸들은 수가공으로 생산해야 하는 공정이 많았기 때문에 기존의 경력 직원들의 숙련이 곧 자산이었다.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에 회사 존폐가 달렸다는 게 당시 대유에이피의 분석이었다. 경력직원들은 회사 근처에 터전을 잡은터라 이동은 힘든 선택이었다.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은 노사 화합이었다. 노사가 한마음을 모아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내려갈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경력사원들을 설득했다. 회사에서는 보금자리를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지원해 경력직원들의 이탈을 최대한 방지했다. 이러한 위기가 기회로 전환되며 결실이 나타났다. 대유에이피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 기아가 인증했던 품질 등급이 무등급에서 2021년 품질 5스타를 달성했다. 품질 5스타를 달성하기 3년 전인 2018년 말에는 코스닥 상장을 했고,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 100억 원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대유에이피의 노사화합은 이전의 많은 노사협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대유에이피는 2001년 설립 당시부터 사내 노사협의회를 구성했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형성해왔다.

전체와의 소통, 그리고 투명한 소통

이러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대유에이피는 회사 최고의 가치인 직원이 행복하고, 신바람 나는 회사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노사협의회를 통한 대화, 혹은 노동조합과 회사와의 대화는 많은 기업에서 추진하고 있으나 많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대유에이피는 어떻게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왔을까. 우선 노사가 함께 지향할 노사관계의 기본을 공유했다. 회사의 주인과 가장 소중한 자산은 직원이라는 생각, 서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 열린 마음과 열린 경영의 필요성, 임직원 서로의 신뢰 구축 등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법적 요건만 갖춘 형식적인 노사협의회 개최와 운영이 아닌 월 1회 이상 노사협의를 시행했다. 직급별 간담회를 월 1회 정기적으로 추가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노사협의회를 통한 소통만이 아니라 전체와 소통을 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직종과 부서를 불문하고 직급별로 최고경영자와 격 없는 대화를 하는 자리이다. 이 대화를 통해 전체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 현황, 회사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최고경영자에게 전달했다.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직원들은 좀 더 회사를 이해하고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고민을 했고, 경영진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서로가 윈-윈했다. 형식과 틀을 깬 마음과 마음을 같이하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소통하는 기회의 장이었다는 게 대유에이피 노사의 설명이다.

안팎으로 이룬 노사 상생

대유에이피의 협력적 노사관계는 코로나19 위기 시에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2020년 완성차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자 자동차 핸들을 만드는 대유에이피에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장기화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의 경영 상황에 장애물로 나타났다. 여기서 대유에이피 노사협의회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2020년 노측은 임금인상에 관련한 부분을 회사측에 100% 위임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위급한 시기에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급여를 일정 부분 감소해, 노사가 서로 감내하기로 했다. 당시에 팀장 이상 간부급들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부를 반납해 생산직에게 급여를 나누기도 했다. 고용 조정 없는 안정된 일터로 코로나19 위기 시 해고의 우려를 가졌던 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었다. 더불어 휴업 시에는 통상급여의 100%를 지급했다. 노사가 서로 감내한 결과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성과급도 지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유에이피 내부의 노사 상생은 밖으로 연결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기간제 계약직 사원 중 자발적인 퇴사를 제외하고 100% 정규직 전환을 시행했다. 기존 정규직들과 동일한 수당 체계를 운영하고, 상여금 적용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했다. 주조 공정의 경우 다른 공정에 비해 노동환경이 열악해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일자리가 안정적이어야 필요한 양질의 인력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었다. 장기근속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대유에이피 노사의 장기적인 관점, 노사가 상생했을 때 생산성도 오른다는 관점으로 선택한 길이다. 이 노사 상생의 정신은 지역 사회로도 나아갔다. 지역 안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며 희망 이웃사랑 나눔운동을 전개하며 소외계층에 나눔 활동을 하고, 완주군 소통기금, 사랑의 열매, 직원 끝전 나누기 활동, 사내 헌혈 봉사활동 정례화 등도 지속적으로 노사가 해나가며 상생의 온기를 지역으로도 옮기고 있다. 이렇듯 대유에이피 노사는 상생 실현에 함께 하고 있다. 대유에이피는 노사라는 양손으로 핸들을 조작해 한 방향으로 쭉 나아가고 있었다.

* 이 기사는 노사발전재단의 취재 지원을 받아 공동기획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