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파트너십의 모범, 넥센‧케이티샛‧유한킴벌리
노사 파트너십의 모범, 넥센‧케이티샛‧유한킴벌리
  • 참여와혁신
  • 승인 2022.12.23 18:28
  • 수정 2022.12.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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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사문화대상 고용노동부장관상 수상기업 넥센‧케이티샛‧유한킴벌리
넥센 마포사옥 전경 ⓒ 넥센

노사 파트너십에 담긴 ‘위기 극복 DNA’, ㈜넥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넥센은 타이어 제조를 비롯해 물류, 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지주회사로 성장했다. 회사 발전의 이면에는 설립 이후 31년간 단 한 번의 노사분규 없이 회사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해온 넥센노동조합이 있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2019년부터 이어진 경영난 속에서 빛을 발했다. 최근 3년간 단체교섭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그간의 상호호혜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위기의 순간을 안정적으로 넘길 수 있었다. 세계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2023년에도 고비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회사와 노동조합은 파트너십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넥센 노사는 상호호혜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여러 소통 채널을 두고 있다. 노동조건과 현장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는 6개가량을 운용 중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노사협의회에서는 경영방침과 실적 공유, 채용과 배치 및 교육훈련 등을 정한다. 노동자 스스로 현장 개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두었다. ‘사내 제안제도’와 ‘전사적 생산보전(TPM)’이 대표적이다. 노사관계와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제도는 ▲노사 한마음 워크숍 ▲NEXEN Bridge ▲현장관리자 Management Skill 교육 ▲김해지역 근로자 체육대회 등이 있다. 특히 갈등·변화 관리를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현장관리자 Management Skill 교육은 ‘현장 관리자로서 역할 인식과 갈등 관리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으며 4.5점(5점 만점)의 높은 만족도 점수를 기록했다.

넥센은 구성원들 일터에서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회사에서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의식주, 육아, 건강 등 전방위적 복지를 갖추고 있다. 제조 사업장인 만큼 반복적인 업무를 간소화·자동화해 노동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또한 스마트 공정 도입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안전·건강 개선, 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하고 있다.

데이터전송서비스를 하는 케이티샛의 중계기 ⓒ 케이티샛

미래를 위한 ‘노사합심(勞使合心)’, ㈜케이티샛

케이티샛은 2012년 12월, KT의 위성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며 설립됐다. 분사를 통해 탄생한 회사는 출범 초기 다소 혼란스러웠다. 케이티 출신 직원, 그룹사 전출 직원, 신규 입사 직원 등 다양한 입사 경로를 통해 들어온 구성원들로 조직이 채워졌다. 서로 다른 문화와 급여 수준, 복지제도 등을 가진 직원들이 혼재한 상황에서 구성원 간 불신과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했다.

그러나 케이티샛은 위기를 넘겨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직원의 화합을 위해서 한마음으로 움직인 노사의 굳은 의지가 있었다. 대표자 간 월 1회 정기 오찬 간담회 등 노사는 구성원의 마음을 모으는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지속적인 소통 끝에 노사는 직원들의 인사·복지 제도를 과감히 통합하기에 이르렀다. 정규직·계약직·파견직 간 임금구조와 항목을 일원화하고, 파견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성과는 회사와 노동조합이 ‘One Team’이라는 공감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케이티샛 노동조합은 ‘회사의 미래가 곧 조합원의 미래’라는 인식하에, 단체협상 1호 안건으로 매년 회사의 성장을 위한 안건을 채택하고 있다. 노동조합 위원장은 적극적 수주 활동을 통해 회사의 실질적 매출 기여에 솔선수범하고 있기도 하다.

2012년 회사 출범 이후, 케이티샛 노사는 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기록했다. 경영현황을 설명과 노사 협력 증진, 조합원 고충 처리 등 노사 간 다양한 소통 채널을 꾸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른바 ‘High-5’로 불리는 5개의 소통 채널은 주기별 혹은 상시로 운영하며 주요 사항을 논의한다. 노사협의회, 임단협 등 직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상생문화의 효과로 노동조합 가입률은 무려 93.3%에 달한다.

케이티샛은 회사 안팎으로 상생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부산·금산에서 지역 인재 우선 채용으로 지역 노동정책에 일조하기도 했다. 또한 이익을 적극적으로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노경 대토론회 ⓒ 유한킴벌리

노경관계 밑거름은 굳건한 신뢰,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 사람들은 ‘노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노사가 대립하고 투쟁했던 시기를 넘어, 협업적 관계인 ‘노경’관계로 발전했다는 무언의 신호였다. ‘노경대토론회’ 등 유한킴벌리 노경만의 독특한 소통 문화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과 경험이 축적되자 노경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비로소 깊게 신뢰할 수 있었다.

유한킴벌리 노경만의 독특한 토론문화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유한킴벌리 노경은 CEO와 노동조합 위원장을 포함한 회사의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대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회사의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토론했다. 그 결과 주 52시간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4조 2교대 근무원칙을 재정립하고, 노경 공동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위기에 유한킴벌리 노경의 신뢰는 위기 극복의 힘이 됐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 6.4% 역성장했다. 경영을 정상화하자는 데 노경은 마음을 모으고 임금은 동결하는 것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경영 정상화만큼 중요한 것은 동료 시민과의 연대라고 유한킴벌리 노경은 생각했다. 유한킴벌리 노경은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하는 대신 의료진과 취약계층 등을 위해 마스크를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유한킴벌리 노경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대응하는 임금체계를 만드는 일에 한참이다. 이들은 연공급중심의 임금체계를 미래에 맞는 임금체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2020년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어 2022년 노경은 직무·성과 중심의 보상 체계로의 변화를 위한 시작 단계의 하나로 직무 성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수당 3개 중 2개를 폐지하고 기본급화 하는 것으로 임단협에서 합의했다.

협업하는 노경의 모습은 유한킴벌리의 성과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됐다. 회사는 주주에게 안정된 노경관계와 미래 노경 비전을 공유했고, 최근 5년 사이 약 1,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유치됐다. 그 중 약 500억 원 규모의 신규투자는 16개의 직접적인 일자리와 300여 개의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

* 이 기사는 노사발전재단의 취재 지원을 받아 공동기획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