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노조 “글로벌 화장품 기업, 산별교섭 참여하라”
백화점면세점노조 “글로벌 화장품 기업, 산별교섭 참여하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4.04 15:05
  • 수정 2023.04.04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17일 백화점면세점노조, 9개 화장품 기업과 공동 상견례 추진했으나 부루벨코리아만 참여
“불참 통보한 8개 회사 규탄... 판매노동자에 정당한 보상 지급 등 위해 산별교섭 필요”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3일 오전 서울시 중구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글로벌 화장품 기업 규탄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3일 오전 서울시 중구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글로벌 화장품 기업 규탄 및 성실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백화점면세점노조가 샤넬, 로레알, 록시땅, 클라랑스, 시세이도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에 산별교섭 이행을 촉구했다.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소연, 백화점면세점노조)은 3일 오전 서울시 중구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화점·면세점에서 일하는 화장품 판매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산별교섭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불성실 교섭 행태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백화점면세점노조 산하에는 9개 지부(샤넬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록시땅코리아, 클라랑스코리아, 한국시세이도, 부루벨코리아, 삼경무역, 쏘메이, 하이코스)가 있다. 이들은 기업별 교섭을 하고 있다. 같은 백화점·면세점에서 일하지만 다른 기업에 소속된 판매노동자들은 각각 다른 노동조건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화점·면세점 판매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에는 공통점이 있다. 매장에서 서비스 업무를 수행해도 일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입해 판매실적에 반영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백화점·면세점의 일방적인 연장영업, 휴점 등 결정으로 판매노동자들의 출퇴근 시간과 휴일은 들쑥날쑥하다. 

백화점면세점노조는 판매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고, 일정한 휴일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려면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기준이 필요하고, 기업별 교섭이 아닌 산별교섭을 통해 해당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백화점면세점노조는 산별교섭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부가 조직된 9개 기업을 상대로 산별교섭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산별교섭 추진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여하지 않았고, 백화점면세점노조는 논의를 거부한 기업들을 규탄했다. 지난달 17일 백화점면세점노조는 9개 기업에 산별교섭 협의를 위한 공동 상견례 참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상견례에는 부루벨코리아만 참석했다. 백화점면세점노조는 나머지 8개 기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소연 백화점면세점노조 위원장은 “10년 넘게 기업별 단체교섭을 했지만 열악한 근로조건 본질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일하는 백화점과 면세점의 영업시간이 우리의 노동시간을 속박했다. 판매수당 없이는 완전한 임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는 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끝없이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을 산별노조 중심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회사들이 이 산업의 노동자가 하나로 뭉친 이유를 존중하고 노사 상생으로 함께 해결점을 찾고자 한다면, 무조건적 거부로 올해 산별교섭 추진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집단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백화점면세점노조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일반 고객들에게 노조의 주장을 알리는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백화점면세점노조는 추후에도 기업들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계속해서 기자회견, 약식집회 등의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