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환경 개선 책임 있다”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환경 개선 책임 있다”
  • 임혜진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3.06.10 01:16
  • 수정 2023.06.10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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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
“백화점·면세점 판매직 노동환경 문제, 산별교섭으로 해법 모색해야”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노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노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백화점·면세점이 입점 업체 판매서비스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할 책임이 있다”며 “백화점·면세점 노동자들과 산별교섭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소연, 이하 백화점면세점노조),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실태조사는 백화점면세점노조가 지난 2월 1일부터 2월 12일까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3,456명 대상으로 실시됐다. 일하는시민연구소가 응답자 가운데 유효표본 무노조 사업장 922명, 유노조 사업장 1,550명에 대한 응답 결과를 분석했다.

업무 외 시간에 SNS 등 연락
10명 중 3~4명 받았다고 응답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10명 중 3~4명은 퇴근 이후 혹은 휴일·휴가 기간에 관리자로부터 SNS 등으로 연락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판매서비스노동자들은 백화점·면세점에 입점한 업체에 소속돼 있다. 이들의 사용자는 소속 회사지만, 백화점면세점노조는 판매서비스노동자들의 일부 노동조건 및 환경이 백화점·면세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주장은 실태조사에도 반영됐다. 조사 결과 소속 회사 관리자, 백화점·면세점 관리자로부터 업무 외 시간에 SNS 등 연락을 받았다는 응답 비율이 무노조 사업장의 경우 각각 45.8%, 37.9%였고, 유노조 사업장의 경우 각각 43.1%, 36.6%로 나타났다. 

김소연 백화점면세점노조 위원장은 “상시적인 업무 지시로 노동자의 휴식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겸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최근 유럽(프랑스 등)에서 ‘연결되지 않은 권리’의 필요성이 한국사회에서 논의되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란 근무시간 외 업무 관련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의무실 마련된 사업장 절반 정도에 불과
고객용 화장실 사용 자제 권고도 받아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들이 건강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조사 결과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간단한 응급처치 등을 받을 수 있는 의무실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무노조 사업장은 50.8%, 유노조 사업장은 54%로 드러났다.

백화점·면세점에 직원 화장실이 부족해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사용 자제를 권고받거나 사용 금지를 통보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무노조 사업장의 경우 사용 자제 권고는 46.7%, 사용 금지 통보는 59.8%였고 유노조 사업장의 경우 각각 59.9%, 72.5%였다.

이와 관련해, 김소연 위원장은 “백화점·면세점의 영업정책이 입점 업체 판매노동자에게 적용되고 있고, 노동자를 위한 기본 편의 시설도 백화점·면세점이 주관해 제공되고 있다. 입점 업체와 더불어 백화점·면세점도 산별교섭을 통해 노동조건과 노동환경을 개선할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진 소장은 국회 및 정부 차원에서 법률 개선 등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진 소장은 “국회 및 고용노동부는 백화점과 면세점이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준수하도록 정기적인 조사와 모니터링을 통해 노동현장을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노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자 노동실태조사 결과 발표 국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