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년, 결국 ‘퇴진 운동’ 시작한 민주노총
윤석열 정부 1년, 결국 ‘퇴진 운동’ 시작한 민주노총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05.10 20:30
  • 수정 2023.05.11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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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위원장 “윤석열 정권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권”
건설노동자 “총성 없는 전쟁, 제2의 양회동 동지 나오지 않도록”
윤석열 대통령 “2년 차엔 개혁에 속도 더 낼 것”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선포 민주노총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윤석열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선포 민주노총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윤석열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가맹·산하 조직에서만 나오던 “퇴진” 구호를 총연맹이 공식적으로 집회에서 사용한 건 윤석열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민주노총은 정권 ‘심판’이란 표현을 쓰며 윤석열 정부에 노동·민생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이 대정부 투쟁을 ‘퇴진’으로 심화한 직접적인 배경은 최근 건설노조 조합원인 양회동 노동자의 사망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분신 끝에 다음날 사망한 양회동 노동자는 “윤석열의 검찰 독재 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는 유서를 건설노조 앞으로 남겼다. 양회동 노동자 사망 직후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돌입하기로 확정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 지속가능하지도 지속가능해서도 안 될 정권”이라며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시작하는 이유를 밝혔다.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 1년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철저히 파괴됐다. 생존을 위해 절규하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에게 정권은 공권력 투입으로 협박했다. 생존권과 안전을 위해 나선 화물노동자를 공정거래법을 통해 탄압했다. 플랫폼노동자의 노조 할 희망을 꺾으려 했다. 회계 장부를 공개하라며 노동조합을 비리 집단으로 내몰았다. 국정원을 통해 민주노총을 간첩 집단으로 매도했다”고 했다. 특히 “건설노동자를 일자리를 뺏는 갈취범 (취급하며)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짓밟은 윤석열 정권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양경수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희생됐음에도 일말의 사과, 반성 없는 잔혹 정권이다. 전세 사기로 국민 죽어가도 집부자·재벌 세금 깎아주는 데 여념 없는 정권이다.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내몰고 목적도 이유도 알 수 없는 묻지 마 동맹으로 민중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민생·민중·평화를 파괴하는 정권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선포 민주노총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이양섭 건설노조 강원지역본부 본부장은 “양회동 동지는 정당하게 조합 활동을 하면서 내 지역의 조합원 채용을 당당하게 얘기했을 뿐인데 경찰에서 표적수사를 하며 파렴치한으로 몰아갔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싸움, 총성 없는 전쟁의 다음 표적이 누구일지 모르나 제2의 양회동 동지 나오지 않도록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함께해 달라”고 했다.

정경숙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윤석열 대통령 이전까지만 해도 비정규직 문제는 불평등 양극화 사회의 핵심 과제였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비정규직이란 한마디 말조차 꺼낸 적이 없다”며 “대책은 없고 장시간 노동 착취와 노조 탄압만이 선명하다. 우리 자녀들, 고령의 부모님들, 비정규직 조카들, 모든 저임금 노동자를 위해 오는 6월 24일 최저임금 투쟁에 총력을 다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과 함께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선포한 단체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이다. 이들은 향후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참여 단위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로 농민을 괴롭히는, 노동자만이 아닌 농업인을 죽이는 더 이상 돌아볼 것도 없는 정권이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가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비대위원장은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는 5월 1일 메이데이가 있듯 우리는 1988년 군사정권의 노점상의 단속에 맞서 투쟁해 노점상들의 자주적 대중조직을 결성한 6.13대회가 있다”며 “올해 6.13대회는 전국의 도시빈민 노점상들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을 전면에 세워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6월 최저임금 투쟁, 7월 총파업 등 상반기 대정부 투쟁을 준비 중이다. 민주노총 산별조직과 지역본부는 정부 퇴진을 주요 의제로 투쟁 계획을 세운다. 이날 참여한 1,000명 이상의 전국 단위사업장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서울시청 방면으로 행진한 뒤 결의대회를 마쳤다.

한편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 및 대통령실 참모진과 오찬에서 “1년 동안 우리 국민이 변화와 개혁을 체감하기엔 시간이 좀 모자랐다”며 “2년 차엔 속도를 더 내서 국민이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연금·교육을 3대 개혁 과제로 밝히며 관련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